깜찍한 소녀 엠마 이야기 12
맥주와 엠마
아버지의 술을 한 모금 살짝 마셔 본 적이 있었지만 토할 뻔했었습니다. "진짜 맥주야." 그 남자아이가 말했습니다. 지루할 정도로 밤이 길게 느껴졌습니다. 엠마는 그래도 다른 사람에게 거만하게 굴지도 않고 누구에게 이래라저래라 명령받는 일도 없이 진짜 맥주를 마시고 있는 십 대들과 진짜 펍에 이렇게 앉아 있을 수 있다는 것은 어제까지만 해도 전혀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입니다. 모두가 이야기하고 있는 동안에 엠마는 큰맘 먹고 맥주를 한 모금 슬쩍 맛보았습니다. 맛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보다 더욱 맛없는 이상한 맛이었습니다. 엠마는 유리잔을 가지고 다시 한번 저쪽으로 가려고 일어섰습니다.
우주인 게임
지금까지 눈에 띄지 않았던 게임 머신이 한 쪽 구석에 놓여 있고 어떤 남자가 게임을 하고 있었습니다. 불이 켜졌다 꺼졌다 하고 삑삑하고 소리를 내며 그 밖에 떠들썩한 전자음이 소리를 내고 있었습니다. 우주인 게임입니다. 엠마는 그것을 보자 무척 기뻤습니다. 고속도로의 카페에서 한 번 본 적은 있었습니다. 물론 직접 게임을 해 보지는 못했습니다. 기름을 넣기 위애 잠깐 들렀을 뿐이었으니까. "와, 굉장한데. 나도 한 번 해 봐야지." 엠마는 맥주가 가득한 유리잔을 게임 머신 위에 소리를 내며 내려놓았습니다. "그걸 거기에 두지 마." 그 남자가 얼굴을 찡그렸습니다. 엠마는 아저씨를 큰 소리로 응원했습니다. 그 남자는 용기가 없어졌는지 곧 게임을 그만두고 엠마가 준 마시다 만 맥주를 맛있다는 듯이 먹더니 엠마와 교대했습니다.
코트의 단추
엠마는 양손을 동시에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모피코트의 제일 아래 단추를 풀었습니다.
"굉장히 재미있구나." 장치를 조종하면서 엠마는 큰 소리를 내기도 하고 비명도 지르기도 하면서 완전히 흥분하고 말았습니다. 한가운데 단추도 풀었습니다. "잘 안되지? 나 같으면 그 코트를 벗고 할 텐데." 아무것도 모르는 그 남자가 말했습니다. "그렇군요." 제일 위의 단추에 손을 댄 순간 엠마는 뭔가 흔들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당황하며 손을 뗐습니다.
"잠깐 쉬어야겠어요." 엠마는 말했습니다. 이렇게 이상한 기분이 드는 것은 제일 위의 단추를 풀려고 했기 때문일까요? 그렇지 않으면 아까 한 모금 마신 맥주가 속에 좋지 않았던 탓일까요? 위험한 흉내를 내고 싶지 않았으므로 아까 남자아이들이 있던 자리로 도망치듯 돌아갔습니다.
돌아갈 시간
"자, 여러분. 시간이 다 됐어요." 할아버지가 큰 소리로 말했습니다. 그런데 그 할아버지가 마침 엠마의 바로 옆에 있었으므로 엠마는 자기에게만 이야기하는 것 같아서 벌떡 일어났습니다.
"어머 죄송합니다. 시간이 그렇게 된 줄 몰랐어요." 엠마는 할아버지에게 사과했습니다.
"응? 그게 무슨 소리지?" 할아버지는 고개를 갸웃거렸습니다.
"자 여러분 문을 닫을 테니 나가주세요." 마틴이 엠마의 팔을 끌며 말했습니다. "모두 우리 집에 가지 않을래? 너도 와도 좋아." "마틴, 안됐지만 나는 11시까지 집에 돌아가지 않으면 안 돼. 아빠가 2층에 올라오셔서 내가 잘 자고 있는지 확인하고 이불을 덮어 주시는 시간이거든." 엠마는 마틴의 제의를 거절했습니다. 다들 갑자기 너무나 웃어 대고 있었으므로 엠마는 이번에야말로 할아버지가 진짜로 화가 난 것이 아닌가 걱정이 되었습니다.
펍의 출입구 쪽에 서서 모두에게 황급히 손을 흔들고 엠마는 하이힐을 신을 발로 달릴 수 있는 한 빨리 달렸습니다.
집으로 돌아온 엠마
정말이지 차라리 하이힐을 벗어던지고 뛸까도 생각했지만 만일 누군가에게라도 들키면 큰일 납니다. 그리고 가족들의 눈에 띄지 않게 2층으로 살짝 올라가 침대 속에 누워 있지 않으면 안 되는 것입니다. 베라와 퍼거스는 비밀스러운 방식으로 집에 들어가는 것이 정식으로 허락되고 있었지만, 아홉 살인 엠마에게만은 용납되지 않았습니다. 하여튼 어린 엠마에게는 무리였습니다. 그 비밀스러운 방식이라고 하는 것은 발돋움을 해서 현관의 안쪽으로 설치된 우편함 입구에 손을 집어넣고 안에서부터 문고리를 비틀어 여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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