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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찍한 소녀 엠마 이야기 28

베라의 학교에 다니고 싶은 엠마 "베라처럼 큰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 가고 싶어. 베라의 학교에서 누가 벌을 받았다든지 야단맞았다든지 하는 이야기는 들어 본 적이 없잖아. 이건 정말 불공평해." 이것은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다음 날은 화요일이 되었습니다. 엠마의 어머니는 매우 침착하게 앉아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일주일 중에서 가장 법석대고 시끄러운 대소동은 전날로 완전히 끝내 버렸기 때문입니다. 엠마의 엄마는 이번 화요일에 엠마의 학교가 휴일이라는 것을 멍청하게도 완전히 잊어버리고 있었습니다. 전날 엠마는 교장 선생님으로부터 그 이유를 설명한 인쇄물을 받아 집에 가지고 왔는데 어딘가에 쑤셔 넣었던 것입니다. 커피포트 뚜껑을 두 개나 열고 들여다보았지만 어느 쪽에도 들어 있지 않았습니다. 학교를 안가는 날 "이유 따위는 아무래도 좋아. 집에서 쉬게 돼서 너무 좋은데. 만세! 그렇게 시시한 학교에 가는 것보다 친구들과 밖에서 노는 편이 훨씬 재미있다구."라고 말하다가 엠마는 베라가 실크 잠옷 같은 옷을 입고 학교에 갈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을 보자 너무 부러워서 더 이상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아, 나도 저런 옷을 입고 학교에 갔으면." 자기도 모르게 한숨소리가 흘러 나왔습니다.  "엄마, 오늘 우리 6학년들은ㅇ 자유 참관 날이에요. 다른 학교의 6학년 학생들이 우리 수업을 보러 와요. 그러니까 옷도 예쁘게 입고 가야 해요." 베라가 이 말을 하고 있지만 그와는 반대로 베라는 곧잘 다른 학교의 수업을 보러 갔었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엠마는 이상하다고 의심하고 있었습니다.  모피코트를 입고싶은 엠마 "틀림없이 어딘가로 놀러 가는 것일 거야. 자기 맘대로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게 뻔해. 하기는 6학년이 되면 정해진 시간에 등교하지 않아도 괜찮으니까. 그래도 학교는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이." 베라가 학교에 가 버리자 엠마는 갑자기 친구들과 노는 것이 시시하게 생각되었습니다. 머리에 떠...

깜찍한 소녀 엠마 이야기 27

엠마의 아빠 예를 들면 엠마가 어떻게 해서 퍼거스의 수학 책을 가졌다는 등의 생각을 하는 것일까?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아주 정상입니다. 왜냐하면 엠마에게는 의심받을 만한 이유가 상당히 많이 있는 것입니다. 하나는 단지 퍼거스에게 장난이 하고 싶어서, 또 하나는 이미 퍼거스에게 뭔가를 뺏겨서 그것을 도로 찾으려고 어느 쪽이나 다 훌륭한 동기가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범인이 밝혀졌습니다. 엠마의 아빠가 가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제부터 읽으려고 했던 신문 아래에 감추어져 있었던 것입니다. 퍼거스는 아침을 먹고 나서 아직 끝내지 못한 숙제를 하고 그대로 2층으로 올라가 학교에 가지고 갈 물건들을 챙기다가 그것을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행복한 엠마 "엠마만큼 행복한 아이가 또 어디에 있을까?"라고 어머니는 항상 말했습니다. 왜냐하면 학교까지 2,3분이면 걸어서 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늦게 나가도 지각하지 않고 버스비 걱정을 하거나 줄을 서서 기다릴 필요도 없습니다. 초등 학교이므로 숙제도 없고 학교에 교과서를 가지고가지 않아도 되는 것입니다. 베라와 퍼거스와는 아주 틀립니다. 두 사람은 마치 낙타처럼 산 같은 짐을 등에 업고 나가는 일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자신이 행복하다니 엠마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습니다. 절대로 행복하지 않아! '행복한 것은 내가 아니라 베라와 퍼거스야.' 엠마는 언제나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엠마는 6학년동안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나 할 수 있는 베라의 쪽이 부럽게 여겨져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부러운 베라 제일 부러운 것은 베라가 마치 파티에 나가는 듯한 모습으로 학교에 가는 것입니다. 베라의 학교에서는 제일 상급생이 되면 어느 곳이나 자기가 좋아하는 옷을 입어도 되는 것입니다. 언제나 베라는 진하게 화장을 하고 길어서 짤랑짤랑 소리가 나는 귀걸이를 늘어뜨리고 있으니까. 베라가 할아버지의 고전적인 레인 코트를 입고 학교에 갔던 것을 본 기억이 있었습니...

깜찍한 소녀 엠마 이야기 26

자신만만한 엠마 엠마는 자신만만했습니다. 적어도 차를 주차시킬 때에 하는 일은 아버지가 하시는 것을 주의 깊게 보아서 확실하게 기억해 두었던 것입니다. "좋아요, 만점이야." 교관은 차에서 내리면서 말했습니다. "다음 주 분까지 다 해 버린 것 같군. 아가씨처럼 진도가 빠른 학생을 처음인걸. 코스를 하나 건너뛰게 해 주겠어요." "저는 명 드라이버니까요." 엠마는 부릉부릉 붕하고 소리를 내기도 하고 생글생글 웃기도 하면서 기분 좋게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집으로 돌아온 엠마 베라의 침실에 올라가서 조심조심 모피코트의 단추를 끄르고 언제나 있던 장소에 걸어 놓았습니다. "참, 베라." 차를 마시면서 엠마가 말했습니다. "내일 운전 연습은 없대. 오늘 취소 전화가 왔었어." "고마워, 엠마." 베라가 오래간만에 엠마를 어른으로 대접해 주었습니다. "그건 정말 잘 됐어. 이번 주에는 너무 바빠서 운전 연습하러 가는 것은 도저히 무리였었어. 언젠가는 너도 내 고충을 알게 될 거야. 겉으로 보기만큼 편하거나 즐거운 것이 아니라니까." "사실 나도 그렇게 생각해." 작은 숙녀답게 그것도 사려 깊게 엠마는 대답했습니다. 그러나 그러고 나서 뒤를 향해 날름대고 빨간 혀를 내미는 모습이란. 시끄러운 엠마네 매주 월요일 아침 엠마네 가족은 대소동이 벌어집니다. 이웃 사람들은 눈살을 찌푸리며, "설마 집 안에서 축구 시합을 하는 것은 아닐 테지?" "아니야, 전쟁에 나갈 준비를 하면서 적을 소리로 위협하는 연습을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몰라."라고 서로 수군대지만 그런 엉뚱한 일이 아니라 세 명의 아이들은 학교에, 부부는 일하러 나갈 준비를 하고 있는 것뿐입니다. 믿을 수 없는 이야기지만 이렇게 남들에게 폐를 끼치는 소음에 신경 쓰고 있는 사람은 가족 중에서 엠마 혼자뿐이므로 역시 색다른 일가일지도 모르겠습...

깜찍한 소녀 엠마 이야기 25

무서운 운전을 하는 엠마 '어쩌면 무서워서 눈이 떠지지 않는 것인지도 몰라. 하지만 염려 마시라고요. 저에게 맡겨 두십시오.' 꿈에서나 해 보았던 손수 운전. 더구나 무대는 그렇게 동경하던 고속도로가 아닌가. 이미 엠마의 기분은 최상이었습니다. 여느 때처럼 몇 군데에서 도로 공사를 하고 있었으나 엠마는 그런 것 때문에 속도를 줄이거나 멈추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차량 통행금지'라고 쓰여있는 도로 표지판은 전부 무시하고(그렇다기보다는 오히려 그 뜻을 몰랐다.) 일부러 보수 중인 차선을 따라 달려나갔습니다. "와, 이 차선에는 다른 차는 한 대도 안 다니는구나. 나 혼자뿐이야. 기분 최고다." 공사 중인 도로 당연합니다. 다른 운전사들은 모두 표지판을 읽을 줄 아니까. 공사 중인 것은 조금씩 울퉁불퉁했는데 공사를 하고 있던 사람들은 모두 친절하게 엠마의 차를 보면 걸음아 나 살려라 하고 홱 시켜서 피해 주었습니다. "고마워요, 친절하기도 하셔라." 엠마는 영화에 나오는 스타처럼 손을 흔들며 똑바로 달려갔습니다. 흥분하면서 속도를 냈더니 목이 바싹 말랐습니다. 늘 동경해 왔던 고속도로 옆의 매점이 보였습니다. '들르고 싶지만 오늘은 안 돼. 만약 엔진을 멈춰 버리면 두 번 다시 출발할 수가 없게 되는걸.' 그런 이유로 해서 엠마는 계속 달렸습니다. 눈에 들어오는 것이라고는 전원 풍경뿐인 그 길을 그냥 계속해서 달리고 있습니다. 운전에 적응한 엠마 엠마는 세상의 모든 일이 다 간단하게 생각되었습니다. 특히 자동차로 고속도로를 달리는 일 등은 고속도로라면 기어를 바꿀 필요도, 브레이크를 밟을 필요도 없습니다. 다만 액셀을 밟고 핸들을 약간씩 돌리기만 하면 할머니가 계신 스코틀랜드라도 갈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모두가 왜 비싼 돈을 내면서 교습소에서 운전을 배우는지 도대체 모르겠어. 이런 건 누워서 떡 먹기인데 말이야.' 슬슬 돌아갈 시간이 된 것을 알았습니다. 어머니는 ...

깜찍한 소녀 엠마 이야기 24

운전하는 법을 배우는 엠마 "첫 번째 교습 시간에 배웠잖아요? 클러치라고 하는 것은 엔진의 힘을 바퀴에 전달하거나 빼는 장치로 기어 변속을 할 때는 반드시 밟아야 하는 것이에요. 자, 밟고." 엠마는 힘껏 밟아 보았습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엠마는 열여덟 살의 소녀들이 흔히 신는 가늘고 높은 굽이 달린 구두를 신고 있었으므로 송곳 같은 끝 쪽이 차의 고무 구멍으로 쏙 들어가 버렸으니. "어, 큰일 났다." 엠마는 그럭저럭 겨우 밟을 수는 있었지만 그다음을 알 수가 없었습니다. "기어 변속은 내가 하겠어요."라고 교관이 말했습니다. 운전교습소 엠마 "자, 이제 클러치를 떼어요. 천천히! 갑자기 떼면 차가 성난 말처럼 튀어 버려요. 동시에 액셀을 밟아요." 교관의 도움을 받아 엠마는 그런대로 보도의 끝에서 나와 차의 물결 속으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달리기 시작하자 곧 엠마는 차의 운전 따위는 정말 간단하다고 생각하고, "느릿느릿 가는 것은 어려울지 모르지만 고속도로에서 하는 운전이라면 자신 있어요." 엠마는 참으로 런던 제일의 위험한 운전사입니다. "자, 여기서 왼쪽으로 틀고." 교관이 말했습니다. 엠마는 교관이 가리킨 옆길을 보고 실망하고 말았습니다. 매일 다니는 볼품없는 좁은 길로 주차시켜 놓은 차로 항상 만원인 것입니다. "어째서 이 좁은 길로 들어가라고 하시는 거예요? 넓은 길을 붕붕 달리고 싶은데. 초보자라고 바보 취급 하지 마시라고요." 엠마는 화가 난 나머지 액셀을 힘껏 밟았습니다. 빨리 가는 엠마 "아니, 뭘 하는 거지? 왼쪽으로 가라니까." "잠자코 계세요. 그렇게 뽐내지 말고요. 저는 아홉 살이 아니니까 하고 싶은 대로 하겠어요." 엠마는 소리쳤습니다. 게다가 속도를 내고 신호가 이미 노란색으로 바뀌었는데도 막무가내로 쌩쌩 빠져나갔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

깜찍한 소녀 엠마 이야기 23

운전교습소에 온 엠마 실은 오늘 아침부터 상당히 버릇이 나쁜 하이틴 교습생을 둘이나 담당해서 아주 질렸던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 번째는 그보다도 더한 교대자가 나타난 것 같습니다. 그러나 자기가 맡은 일이므로 기분을 새롭게 하고 베라의 기록을 다시 주의 깊게 읽어내려 갔습니다. "지금까지 세 번 레슨을 받았으니 대강은 알고 있겠군요." "어머, 그래요? 거기에 비하면 베라는 참 못하는군요." 눈앞에 있는 기계류와 부품을 하나씩 뚫어지게 쳐다보면서 엠마는 대답했습니다. 아버지의 차와는 아주 딴판입니다. 아버지의 차는 매일 그것은 뭐예요? 이것은요? 하고 물어보았기 때문에 어디를 어떻게 하면 어떻게 움직이는지 대강 알고 있었습니다. 자신감 있는 엠마 '그러니까 걱정 따위는 하지마. 운전하는 것 정도야 누워서 떡 먹기지 뭐. 전부터 자신이 있었잖아?' 엠마는 자신에게 그렇게 용기를 불어넣었습니다. "사실은요, 저는 운전을 아주 잘해요." "그것 잘 됐군요." 교관은 열쇠 구멍에 키를 꽂으면서 대답했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서 차를 출발시키는지 해 볼까요?" 엠마는 처음으로 눈에 들어온 스위치를 눌러 보았습니다. 순간 비눗물 같은 것이 앞 유리창을 향해 힘차게 쏟아져 나와 두 개의 와이퍼가 바쁘게 왔다 갔다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당황하며 스위치를 껐습니다. "잠깐 테스트해 본 것뿐이야." 다른 스위치를 누르자 이번에는 방향 지시 램프가 깜빡깜빡 소리를 내며 깜빡이기 시작했습니다. 그 밖에도 여러 가지를 해 보았지만 뒤쪽에서 둔탁한 소리가 났을 뿐 엔진을 부릉 소리도 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교관은 서류철을 손가락으로 통통 두드리면서 참을성 있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황당한 교관 엠마는 교관 쪽을 쳐다보며 남자라면 누구나 그런 웃는 얼굴에는 정신을 빼앗길 것 같은 미소를 지어 보였습니다.  "선생님은 오늘 여기 처음 오셨죠?...

깜찍한 소녀 엠마 이야기 22

행운의 전화 그다음 날 엠마가 학교에서 돌아오자마자 전화벨이 울렸습니다. 퍼거스도 베라도 아직 학교에서 돌아오지 않았을 때였습니다. '내 친구라면 좋겠다.' 엠마는 생각했습니다. 베라가 집에 있으면 언제나 자기 친구들과 오랫동안 전화를 하기 때문에 엠마의 친구들은 아무도 연락을 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물론 모두 가까운 곳에 살고 있어서 편하게 왔다 갔다 하지만 불편한 것은 변함이 없습니다. "여보세요." 엠마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전화를 받으면 즉시 이쪽의 전화번호를 말하라고 교육받았지만 그런 일은 바보 같아. 모두들 엠마의 목소리를 알고 있는데 뭘. 어쨌든 친구들은 모두가 다 알고 있다. 그것으로 된 것 아닌가? 전화를 받은 엠마 "여보세요, 댁의 따님인가요?" "네? 네." 엠마는 대답했습니다. 나더러 따님이냐고? 학교에서 친구들이 놀렸던 적은 있었지만. "여기는 자동차 교습소입니다. 실은 아가씨가 예약하신 내일 레슨은 이쪽 사정으로 인해 취소되었습니다." 엠마는 될 수 있는 한 어른스러운 목소리를 내며 대답했습니다. "그렇지만 오늘부터 새로운 교관이 오셨습니다. 그 교관이라면 오늘 가르쳐 드릴 수가 있는데요. 형편이 괜찮으시면 지금 곧 나오시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저는 아홉 살이에요." 엠마가 말했습니다. "네?"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는 투로 그 남자는 다시 물어왔습니다. '그래!' 엠마의 머리에 멋진 아이디어가 번쩍 떠오른 것은 바로 그때였습니다. "미안합니다. 90퍼센트는 괜찮다는 이야기를 하려고 했던 것이에요." 마침 그날 학교에서 퍼센트에 관한 수업이 있었던 덕분에 아슬아슬하게 위기를 모면했습니다. 엠마는 오래간만에 90점을 받았던 것입니다. 자동차 교습소를 가려는 엠마 마침 그날 학교에서 퍼센트에 관한 수업이 있었던 덕분에 아슬아슬하게 위기를 모면했습니다. 엠마는 오래간만에 90점...

깜찍한 소녀 엠마 이야기 21

운전을 하고 싶은 엠마 스스로 운전을 하고 싶다는 것이 엠마의 일생의 꿈이었습니다. 귀여운 미니 카든지 스피드를 낼 수 있는 스포츠 카든지 호화로운 롤스로이스를 타고 이 상점에서 저 상점으로 고속도로를 달리는 자신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무엇을 할까, 무엇을 먹을까, 어디에 갈까, 무엇이든 스스로 결정하는 것입니다. 옆에서 이것저것 지시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는 그런 생활, 그것이 엠마의 꿈입니다. "아, 만일 내가 운전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지금 바로 엔진에 시동을 걸고 출발할 거야. 바보처럼 넓은 들에서 맛있지도 않은 도시락을 바보 같은 얼굴로 앉아서 먹고 있는 모두를 남겨두고 가 버릴 텐데."  빠르게 달리고 싶은 엠마 "아빠! 빨리요. 좀 더 속력을 내세요!" 모두들 또다시 차를 타고 달리기 시작하자 엠마는 명랑한 소리로 외쳤습니다.  "요전에 카탈로그를 보니까 요즘 차는 전부 200킬로미터로 달릴 수 있다고 쓰여 있던데요. 그러니까 우리도 거기까지 속력을 내는 거예요. 그게 안 되면 160킬로미터라도 달려요. 설마 공중분해되지는 않겠지요?" "바보 같은 소리 하지 마, 엠마. 아무것도 모르면서." 베라가 말하자 어머니도 뒤를 돌아보며 "1시간에 112킬로미터 이상의 속도로 달리지 못하도록 법규에 정해져 있단다." "그럼 좋아요, 지금대로 가요. 하지만 제가 운전을 배우면 1시간에 160킬로미터로 달릴 거예요." "베라처럼 열여덟 살이 되면 운전을 배울 수 있어." 어머니가 말했습니다. 아직 아홉 살인 엠마 "지금 곧 열여덟 살이 되었으면 좋겠다. 만일 아홉 살로는 운전을 해서는 안 된다는 법이 있다면 그런 바보 같은 일이 세상에 어디 있담." "조금만 있으면 열여덟 살 정도는 될 수 있어. 엠마 너는 지금 자기가 얼마나 행복한지를 모르고 있는 거야. 인생은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 버리...

깜찍한 소녀 엠마 이야기 20

집에 무사히 도착한 엠마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도록 엠마는 집에 들어가 계단을 올라가는 데 성공했습니다. 베라의 방문은 열려 있고 아직 베라가 푹 잠들어 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엠마는 모피코트를 벗어서 살짝 코트 걸이에 걸었습니다. 부엌으로 내려가 식탁 앞에 앉자 어머니가 기쁜 듯이 말했습니다.  "베라는 오전 내내 푹 잤단다. 덕분에 아주 좋아진 것 같구나." "흠."이라고 하는 엠마. 착한 아이 엠마 "하지만 점심을 먹으러 내려올 정도의 기운은 없는 것 같더구나. 엠마, 너는 정말 착한 아이야. 집 안에서 몇 시간이나 술래잡기도 소리 내지 않고 조용히 한 것은 처음이잖니. 상으로 베라에게 주려고 남겨둔 포테이토 칩을 주마." "엄마, 전 배가 불러요." "정말?" 엄마는 눈을 둥그렇게 뜨고 말했습니다. "너 어디가 아픈 것 아니니? 엠마." "그것참 이상한데." 옆에서 아버지가 말했습니다. "휘드도 별로 기운이 없는 것 같아. 산보하고 오자마자 복도에 쓰러져 자 버렸다고."  "휘드도 오늘 아침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았죠?"라고 하는 어머니. "아아, 아무것도."라고 하는 아버지. 엠마는 그것이 거짓말인 줄 알고 있었지만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거짓말을 하는 부부가 재미있을 리 없으니까요. 가운데에 낀 엠마 스코틀랜드의 할머니 댁에서 휴가를 보낸 엠마네 가족은 자기네 집을 향해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었습니다. 운전하는 사람은 아버지입니다. "아빠, 다음 휴게소에서 잠깐 쉬었다 가요. 아까 약속하셨잖아요." 뒷자리에서 언니인 베라와 오빠인 퍼거스 사이에 끼어서 납작해진 엠마가 부탁했습니다. 그러자 아버지가 대답도 하시기 전에 베라가 "그만 좀 해. 엠마."  "왜 그러는 거야? 아직 문 닫을 시간도 아닌데." 엠마도 지지 ...

깜찍한 소녀 엠마 이야기 19

아빠의 방문 엠마는 소다수를 마신 것처럼 가슴이 후련해졌습니다. 주문받은 요리를 가지고 주방에서 나오자 엠마가 담당한 테이블에 새 손님이 앉아 있었습니다. 그 사람은 다름 아닌 바로 아버지였던 것입니다. 가게 밖에는 휘드가 따라와서 참을성 있게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휘드, 잘 왔어." 엠마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휘드에게 손을 흔들고 말았습니다. 휘드도 금방 알아차리고 떨어질 듯이 꼬리를 흔들며 깡충깡충 뛰어올랐습니다.  엠마의 아빠 '숨는 편이 낫겠어.' 엠마는 생각했습니다. "저쪽의 남자 손님은 어떻게 됐어요?" 지배인이 엠마에게 말을 걸어왔습니다. "빨리 가 봐요. 피곤한 것은 아니겠지?" 엠마의 기분을 모르는 아버지는 손을 들어 웨이트리스를 부르고 있습니다. 엠마는 아무래도 주문을 받으러 가지 않으면 안 될 상황이었습니다. 엠마는 가까이 가면서 이쪽 저쪽으로 테이블 모서리에 부딪쳤습니다. 그렇지만 재수 좋게 아버지는 설마 이 이상한 웨이트리스가 자기 딸인 엠마라고는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아버지는 조심스럽게 말했습니다. "아가씨, 커피만 줄 수 있어요? 점심은 집에서 먹어서." "그럼요. 좋고말고요. 그런데 강아지는 어떻게 하죠? 햄버거라도 줄까요?"  "아니, 참 생각이 깊은 아가씨로군. 강아지에게까지 신경을 써 주는 웨이트리스는 좀처럼 볼 수 없는데." "생각이 깊은 것뿐만 아니라 연이어서 붙여 쓰는 글씨도 잘 쓰는걸요. 자, 보세요." 의심하는 아빠 "정말인데. 그런데 이 글씨 어디선가 본 것 같은데?" 엠마는 당황해서 커피를 가지러 갔습니다. 다음에는 더블 치즈 버거를 가지고 왔습니다. 바보 같은 이름이라고 엠마는 생각했지만 이 가게의 특별 메뉴로 맛은 더할 나위 없이 좋았던 것입니다. 엠마는 아침부터 네 개나 먹어치웠던 것입니다. 게다가 특별 서비스로 피클과 드레싱도 ...

깜찍한 소녀 엠마 이야기 18

솔직한 엠마 "네, 하지만 저는 팁은 받아도 포테이토 칩은 드리지 않겠어요." 엠마는 말했습니다.  "그것은 정말 맛이 없거든요. 어쨌든 제가 몇 시간이나 전에 만들어 놓은 것이니까요. 그것을 따뜻하게 데워서 내놓은 것이에요. 솔직히 말해서 어제 팔다 남은 것도 있거든요." "알았어요." 그 남자는 엠마가 숨김없이 털어놓는 이야기를 들으며 약간 놀란 듯 엠마를 빤히 쳐다보면서 말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메뉴를 천천히 훑어보기 시작했습니다. 글자쓰기 힘든 엠마 "그럼 우선 아보카도부터 먹을까?" "네." 엠마는 아보카도라고 쓰기 시작했으나 "에이 귀찮아!" 찍찍 줄을 긋고 지워 버렸습니다. "미안합니다. 아보카도는 없는데요." "하지만 조금 전에 바로 여기에 쓰여있는 것은 다 된다고 하지 않았어요? 난 아보카도가 꼭 먹고 싶은데." "그러고 보니까 아저씨하고 아보카도가 어딘지 모르게 닮은 것 같아요." 엠마가 무례하게 말했습니다. "버릇없는 아가씨로군. 어째서 없다는 것이지? 누가 다 먹어치웠단 말인가?" "사실을 말씀드리면요." 엠마는 모피로 몸을 조이듯이 감싸면서 말했습니다. "제가 아보카도를 쓸 줄 모르기 때문이에요. 그 대신 수프라든가 샐러드 라면 있어요. 그렇게 간단한 요리는 아니 그런 이름이 붙은 요리는 다 팔리는 일이 없어요." "알았어요." 그 손님은 말했습니다. 엉뚱한 엠마 "그럼 수프 둘하고 샐러드 둘 그리고 햄버거 네 개 주고 포테이토 칩도 같이 줘요." "그러면 팁은 어떻게 하시겠어요? 팁을 먼저 주세요." "도대체 아까부터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인지 모르겠군. 팁을 먼저 내라는 소린 태어나서 한 번도 들어 본 적이 없어요." "이 가게만의 새로운 규칙이...

깜찍한 소녀 엠마 이야기 17

엠마의 밀크셰이크 주방에서 엠마가 해야 할 일이란 깊숙한 프라이 팬 같은 냄비에서 포테이토 칩이 들은 커다란 철망 자루를 꺼내 기름을 빼고 두꺼운 종이 봉지에 포테이토 칩을 담는 일뿐이었습니다. 이 레스토랑에서는 테이블에 앉아서 먹든 집에 가지고 가서 먹든 상관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엠마는 뱃속에 넣어가지고 가는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선 채로 여섯 봉지나 먹어 버렸더니 속이 좀 메슥메슥 해졌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기름이 나빠서가 아니라 주방이 더운 데다가 엠마가 두꺼운 모피코트를 입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너무 더운 모피코트 주방의 책임자도 엠마의 이마에서 땀이 뚝뚝 흘러내리는 것을 알아차렸습니다. 옆으로 와서  "그 코트를 벗으면 될 텐데." "그런데 벗을 수가 없어요." 엠마는 대답했습니다.  "아 알았다. 아가씨가 믿는 종교 규칙인가 뭔가 때문이지?" "그렇게 어려운 이유 때문이 아니에요. 엄마가 남들 앞에서 코트를 벗지 말라고 하셨기 때문이에요." "알았어요. 그럼 시원하게 아이스크림이나 밀크셰이크 담당으로 바꾸는 편이 좋겠는데." 마침 잘 됐다. 엠마는 포테이토 칩에도 슬슬 싫증이 나서 뭔가 다른 것이 먹고 싶었던 참이었습니다.  포테이토 칩 밀크셰이크 밀크셰이크 기계는 여섯 대나 있었습니다. 커피, 딸기, 레몬, 오렌지, 라즈베리 그리고 초콜릿. 엠마는 즉시 일곱 종류로 가짓수를 늘렸습니다. 포테이토 칩 밀크셰이크입니다. 나중에 배가 고프면 먹으려고 아까 코트 주머니 속에 포테이토 칩을 넣어 두었던 것입니다. "어떤 맛이 될지 재미있겠다." 믹서기에 넣고 스위치를 꽂았습니다. 그쪽으로 한 사람의 웨이트리스가 와서 손으로 믹서를 가리키며 물었습니다. "저기 색깔이 다른 밀크셰이크는 뭐니?" "아, 내 특제품이야." "그래? 어디 한번 맛 좀 보자." 5분도 채 안 돼서 ...

깜찍한 소녀 엠마 이야기 16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엠마 아홉 살이었을 때의 버릇처럼 엠마는 입술을 깨물고 우두커니 서 있었습니다.  "그 코트를 벗기가 그렇게 싫으면 경리 아가씨가 올 때까지 카운터에 앉아 있도록 해요." 지배인이 말했습니다. 그래서 엠마는 입구 옆의 좁은 카운터 자리에 앉았는데 그 추운 느낌이 북극 못지않았습니다. "역시 코트를 입고 있기를 잘했어." 엠마는 자신의 선택이 잘못되지 않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계산입니다. 학교 선생님은 아직 구구단을 끝까지 가르쳐 주지 않았습니다. 엠마는 7단까지밖에 하지 못하고 또 도중에서 곧잘 틀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조금 부끄러운 일이지만 덧셈도 잘 못하는 것입니다. 엠마의 일 엠마는 금전등록기를 원망스러운 듯이 꼼짝 않고 바라보았습니다. 무엇이 불만인지 붕하는 소리를 냅니다. 두려운 생물체인 것 같고 갑자기 달려들어 물 것 같아 손을 대는 것이 무서워졌습니다. 많은 손잡이와 버튼과 스위치가 있습니다. 그중 하나에 멈칫거리면서 손을 대 보았습니다. 순간 작은 서랍이 앞으로 튀어나와 엠마의 배에 부딪쳤습니다. "이 코트를 입고 있지 않았더라면 엉망이 될 뻔했어." 서랍을 원 위치로 들여놓기 위한 버튼이 어딘가에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 어느 것인지 확실히 모르겠습니다. 시험 삼아 스위치를 눌러 보니 빛이 켜졌다 꺼졌다 하기 시작했으므로 당황해서 손을 뗐습니다. 어쩐지 무슨 의미가 있을 법한 핸들이 붙어 있는 것을 보고 홱 잡아당겼더니 손 모양을 한 막대기가 소리를 내며 튀어나와 조금만 더 가까이 있었더라면 얼굴을 맞을 뻔했습니다. 그 손에는 '언제나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또 와 주세요.'라고 글씨가 적혀 있습니다. 골치아픈 계산 "아가씨, 오늘은 할인이 돼요?" 안으로 들어온 여자가 엠마 쪽으로 와서 물었습니다. 엠마는 그 어려운 나눗셈을 하라고 하는 줄로 잘못 들었습니다. "아니요, 나눗셈은 3학년이 될 때까지 배우질 않아...

깜찍한 소녀 엠마 이야기 15

아픈 베라 "엠마, 베라가 잠을 푹 자도록 낮 동안 얌전하게 있을 수 있지?" "그러면 저는 이 프로가 끝나면 롤러스케이트를 타고 밖에 나가서 놀게요. 그리고 저녁때까지 들어오지 않을게요. 그럼 됐죠?" "어머나, 엠마. 참 착한 아이로구나. 엄마는 기분이 이상할 정도란다." 엠마는 좋아하는 프로가 끝나자 바로 일어서서 계단을 올라가 베라의 방 앞 까지 가 보았습니다. 어머니는 베라가 눈을 뜨고 무엇을 찾을 때 아래까지 들리도록 문을 약간 열어 놓았습니다. 다시 찾은 베라의 방 엠마는 문틈으로 얼굴을 살짝 들이밀고 방 안의 동정을 살폈습니다. 베라는 훨씬 전부터 침대에서 자지 않고 바닥에 요를 깔고 자고 있었으므로 어디에 베라가 있는지 알아 내기란 보물 찾기만큼이나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나도 바닥에서 자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내가 이야기하면 엄마는 또 엉뚱한 소리라고 하실 거야. 이런 불공평한 일이 어디 있담." 엠마는 입을 삐쭉 내밀었습니다. 방바닥에는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쿠션과 한 뭉치의 베개화 잔뜩 쌓아 놓은 옷, 그리고 마네킹이 있었습니다.  "마치 많은 사람들이 서로 뒤섞여 자고 있는 것 같아." 그 틈에서 겨우 베라를 찾아냈습니다. 베라는 곤히 잠들어 있습니다.  코트를 다시 입다. 엠마는 정신을 차려서 가득 쌓여 있는 잡동사니를 넘어 그 튼튼한 코트 걸이에서 베라의 모피코트를 벗기자 조심스럽게 아래로 내려왔습니다. 때마침 휘드는 아버지와 함께 산보하러 나가고 없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멍멍 짖고 큰 소란을 피워서 엠마의 그 엉뚱한 계획을 엉망으로 만들어 버렸겠지요. 엠마는 현관에서 나와 돌층계에 멈춰 서자 전의 그 모피를 살짝 입어 보았습니다. 아무리 보아도 호화롭고 두껍고 사치스러운 코트입니다. 아래서부터 차례로 단추를 잠갔습니다. 마지막으로 제일 위의 단추를 채우고 눈을 꼭 감으며 엠마는 열심히 기도했습니다.  "부디 베라와 똑같이 키가 ...

깜찍한 소녀 엠마 이야기 14

엠마네 가족 이 세상에 엠마가 있는 이유는 어쨌든 이 두 가지 때문일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주말을 꼬박 이틀간이나 그것 없이 지내야 하다니 도저히 참을 수가 없습니다. 두 번째로 내려온 사람은 아버지였습니다. 재빨리 커피로 목을 축이고는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휘드를 데리고 조깅하러 나갔습니다. 그다음에는 어머니가 나왔습니다. 역시 운동복을 입고 있습니다. 정원에 나가서 잔디밭을 열 번 왔다 갔다 한 후에 커피를 두 잔 마셨습니다. 엠마의 어머니 어머니가 뛰면서 수를 세고 있는 소리가 텔레비전을 보고 있는 엠마의 귀에도 들려왔습니다. 가끔 어머니는 뭔가를 생각하고 있다가 회수를 틀리게 세어서 정원을 몇십 번이나 돌아 버립니다. 그런 잘못은 꼬리를 물고 커피를 열 잔이나 마시게 되어 버리는 것입니다. 그 일이 끝나면 운동복을 벗고 아래층으로 내려가 베라와 퍼거스에게 "일어나! 언제까지 잠만 자고 있을 거니?"라고 소리치기 시작합니다. 언제나 토요일 아침은 아니 그보다 사실은 매일 아침마다 그 두 사람을 깨우기 위해 상당히 큰 소리를 내지 않으면 안 됩니다.  "먹보일 뿐만 아니라 게으름뱅이에다가 꼭 돼지 같다니까." 엠마는 어머니에게 있어서는 이 일이 조깅보다 더 좋은 운동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베라와 퍼거스 퍼거스는 축구 시합에 나가게 되어 있고 베라는 아르바이트가 있어서 늦게까지 자면 안 되는데도. 게다가 베라는 그렇게 토요일마다 하는 아르바이트로 몇 파운드나 벌어 오는 것입니다. 팁이라도 받는 날이면 그 몇 배가 되기도 합니다. 단지 열여덟 살이라고 하는 이유 하나만으로. "왜 열여덟 살이라고 하면 일을 시켜 주는데 아홉 살이라면 안 된다고 하는 것일까? 세상은 온통 불공평한 것 천지야!" 엠마는 발을 동동 구르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드디어 퍼거스가 일어났습니다. 부엌에서 달그닥거리며 아침 식사를 준비하고 있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누가 독을 타 놨나 봐! 엄마! 빨리 와 보세...

깜찍한 소녀 엠마 이야기 13

집으로 들어간 엠마 아홉 살인 엠마의 손은 너무 짧아 그런 흉내는 낼 수도 없지만 지금은 키가 부쩍 크고 호리호리해져서 그렇게 문을 여는 정도는 문제없이 해냈습니다. 안으로 들어가자 곧 하이힐을 벗었습니다. 때마침 휘드가 현관으로 뛰어나와 엠마의 발 냄새를 맡고 날름날름 핥았습니다. 누가 왔나 하고 아버지나 어머니가 현관으로 나오지는 않을까 가슴 졸였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엠마는 휘드를 껴안아 주고 귀엽다는 듯이 쓰다듬어 준 후에 재빨리 일어서 저쪽으로 밀어 보내고 손을 크게 흔들면서 2층으로 뛰어올라갔습니다. 바로 베라의 방으로 들어가 모피코트를 벗기 시작했습니다. 다시 돌아온 엠마 아래쪽 단추부터 풀고 마지막으로 제일 위의 단추에 손을 댄 순간 갑자기 몸이 작아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모두 눈 깜짝할 사이에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바로 전에는 키가 큰 18세의 소녀였는데 지금은 겨우 아홉 살의 작은 엠마일 뿐. 모피코트는 지금은 묵직하고 너무 커서 텐트처럼 어깨에 씌워져 있었습니다. 엠마는 코트를 벗어들고 조심스럽게 코트 걸이에 걸었습니다. 그리고 엠마는 작은 자기 침실로 숨어들어가 조그만 잠옷을 입고 모포 밑으로 쏙 들어갔습니다. 잠시 후에 아버지가 계단을 걸어 올라왔습니다. 엠마는 눈을 꼭 감았습니다. "아, 잘 자는구나." 아버지는 엠마가 깨지 않도록 작고 부드러운 소리로 말했습니다.  "엠마는 착한 애야. 거기에 비해 베라는 이렇게 밤늦게까지 어느 펍을 돌아다니고 있는 걸까? 그래도 아직은 딸 하나가 집에 있어서 정말 다행이야." 모포 속에서 엠마는 눈을 희번덕거렸습니다. "엠마, 잘 자거라. 너무 빨리 크지 말아라. 언제까지나 이 상태로 있어 주는 것이 아빠는 좋으니까." 아침 식사는 엠마가 토요일 아침 엠마네 집에서 가장 먼저 깨어나 계단을 내려온 사람은 다름 아닌 막내 엠마. 왜냐하면 토요일 아침만은 엠마 스스로 아침 식사를 만들어 먹기로 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

깜찍한 소녀 엠마 이야기 12

맥주와 엠마 아버지의 술을 한 모금 살짝 마셔 본 적이 있었지만 토할 뻔했었습니다. "진짜 맥주야." 그 남자아이가 말했습니다. 지루할 정도로 밤이 길게 느껴졌습니다. 엠마는 그래도 다른 사람에게 거만하게 굴지도 않고 누구에게 이래라저래라 명령받는 일도 없이 진짜 맥주를 마시고 있는 십 대들과 진짜 펍에 이렇게 앉아 있을 수 있다는 것은 어제까지만 해도 전혀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입니다. 모두가 이야기하고 있는 동안에 엠마는 큰맘 먹고 맥주를 한 모금 슬쩍 맛보았습니다. 맛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보다 더욱 맛없는 이상한 맛이었습니다. 엠마는 유리잔을 가지고 다시 한번 저쪽으로 가려고 일어섰습니다.  우주인 게임 지금까지 눈에 띄지 않았던 게임 머신이 한 쪽 구석에 놓여 있고 어떤 남자가 게임을 하고 있었습니다. 불이 켜졌다 꺼졌다 하고 삑삑하고 소리를 내며 그 밖에 떠들썩한 전자음이 소리를 내고 있었습니다. 우주인 게임입니다. 엠마는 그것을 보자 무척 기뻤습니다. 고속도로의 카페에서 한 번 본 적은 있었습니다. 물론 직접 게임을 해 보지는 못했습니다. 기름을 넣기 위애 잠깐 들렀을 뿐이었으니까. "와, 굉장한데. 나도 한 번 해 봐야지." 엠마는 맥주가 가득한 유리잔을 게임 머신 위에 소리를 내며 내려놓았습니다. "그걸 거기에 두지 마." 그 남자가 얼굴을 찡그렸습니다. 엠마는 아저씨를 큰 소리로 응원했습니다. 그 남자는 용기가 없어졌는지 곧 게임을 그만두고 엠마가 준 마시다 만 맥주를 맛있다는 듯이 먹더니 엠마와 교대했습니다.  코트의 단추 엠마는 양손을 동시에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모피코트의 제일 아래 단추를 풀었습니다. "굉장히 재미있구나." 장치를 조종하면서 엠마는 큰 소리를 내기도 하고 비명도 지르기도 하면서 완전히 흥분하고 말았습니다. 한가운데 단추도 풀었습니다. "잘 안되지? 나 같으면 그 코트를 벗고 할 텐데." 아무것도 모르는 그 남자가 말했습니다. ...

깜찍한 소녀 엠마 이야기 11

펍을 구경하는 엠마 구석 쪽으로 반구 모양의 투명한 커버가 씐 키가 낮은 자동판매기 비슷한 것이 놓여 있었습니다. 흔히 있는 과일 머신인데 돈을 넣으면 투명한 커버 속의 과일이 빙빙 돌아서 운이 좋으면 돈이 불어나게 된다고 하는 것입니다. 휴가 때 할아버지와 함께 바닷가에 가서 해 본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오늘은 도박은 금물. 그 대신 카운터에서 몸을 내밀고 보니 몇 개의 손잡이가 달린 기구가 있었습니다. 엠마의 실수 "이게 뭐지?" 시험 삼아 손잡이를 꽉 쥐고 아래로 확 밀어 보았습니다. 슉 하고 굉장한 소리가 나며 맥주가 쏟아져 나와 바텐더의 발에 주르륵 쏟아졌습니다.  "구두가 흠뻑 젖었잖아. 비싼 허시파피 가죽인데. 이것 봐." 바텐더는 몹시 화를 냈습니다. "흠뻑 젖은 퍼피라고요? 이미 흠뻑 젖은 강아지가 돼 버렸는데요." "너 몇 살이지?" 바텐더는 의심스러운 듯이 엠마의 얼굴을 쳐다보며 물었습니다. "아무리 봐도 열여덟 살로는 보이지 않는데." 자신만만한 척했지만 걱정이 되었습니다. "열일곱 살 이하는 절대 들여보내지 못하게 되어있어. 경찰에서 강력히 단속하고 다닌다고."  "어머 열일곱 살 같은 것은 벌써 몇 년 전의 일인 걸요." 엠마는 그렇게 말하면서 모피코트 앞을 꼭 여미고 세 개의 단추가 잘 채워져 있는가 확인했습니다. 하이힐을 신은 발로 있는 힘을 다해 재빨리 걸어 한쪽 구석 자리로 돌아갔습니다. 베라와의 대화 베라는 아직도 시험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열심히 공부하지 않으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가 없어. 그런데 우리 집에서는 차분히 공부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안 돼. 토실토실 살이 찐 내 동생이 방해를 하거나 아니면 시끄럽게 떠들어서 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져." "뚱뚱하지 않던데!" 엠마는 얼굴이 새빨개져서 항의했습니다. "어머, 그걸 어떻게 아니? 너는 내 동...

깜찍한 소녀 엠마 이야기 10

펍 안의 분위기 엠마는 문을 밀고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밖에서 보기보다 안은 무척 넓고, 빨간 의자들 그리고 커다랗고 빨간 불빛이 번쩍번쩍했습니다. 아무도 듣고 있지 않는 것 같았으나 팝송이 흘러나오고 있었습니다. 작은 테이블이 몇 개 있고 드문드문 손님들이 앉아 있었지만 아무도 서로 이야기를 하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엠마는 펍에서는 언제나 많은 사람들이 모두 유쾌한 듯이 큰 소리로 웃거나 유리잔을 손에 든 채 일어서서 마치 무슨 대회라도 하는 것처럼 노래를 부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늘 그렇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난 금발의 미인이 있어서 마실 것을 나르고 있었습니다. 베라를 만난 엠마 그런데 이 펍에서는 나이가 드신 할아버지가 퍼거스에게 자전거를 닦을 때 엄마가 건네주시는 것과 같은 아주 오래된 행주로 테이블을 닦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어쩌면 여기는 펍이 아니라 노인 학교 같은 곳에 내가 잘못 들어온 것인지도 몰라.' 엠마는 걱정이 되었습니다. '아마 저 할아버지는 장난을 너무 많이 해서 벌로 테이블을 닦고 있나 봐.' 이렇게 중얼거린 엠마는 그때 비로소 한쪽 구석의 큰 테이블에 베라가 친구들과 함께 앉아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베라와 함께 있던 남자 친구들 중의 한 사람이 엠마를 향해 오라고 손짓했습니다. 그 남자 친구의 이름이 마틴이라고 하는 것은 그 아이가 베라의 남자 친구로 곧잘 집에 놀러 왔기 때문에 엠마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베라의 남자친구 베라의 남자 친구는 12명 정도 있었는데 마틴은 그중에서도 괜찮은 편이었으므로 엠마는 그 자리까지 걸어가서 모두와 함께 앉았습니다. 베라는 묘한 얼굴을 하고 엠마를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과연 탄로가 날 것인가? 만일 내 정체를 알면 어떻게 하지? 엠마는 너무나 걱정이 되어서 가슴이 두근두근했습니다. 그러나 베라는 생긋 웃으며 말했습니다. "멋있는 코트구나. 나도 그것과 비슷한 것을 시장에서 사 왔는데 내게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어. 그런데 너에게는 참 잘 어울린다...

깜찍한 소녀 엠마 이야기 9

어머니도 못 알아보는 엠마 "엠마는 벌써 자니?"라고 어머니가 물었습니다. "네, 푹 잠들었어요." 대답을 하면 탄로날까 생각했지만 모습뿐만 아니라 목소리도 열여덟 살 소녀의 것으로 변해 있었으므로 엠마는 안심하고 한 마디 쓸데없는 말을 덧붙였습니다. "저도 그 나이 때 이렇게 밤늦은 시각에는 세상 모르고 잤어요." 어머니께서는 "그렇다면 다행이구나. 2층에 올라갈 때 기분이 좀 나빴었거든. 금방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하긴 했지만 그 애가 언니인 베라는 밖에 나가서 재미있게 노는데 자기만 방에 가서 자라고 하니까 화나서 가 버렸어." 아버지의 미소 "그랬군요. 저도 그 기분 잘 알아요." 마루를 지나 현관 쪽으로 걸어가는데 문이 열리고 아버지가 들어왔습니다. 아버지는 엠마를 보자 싱긋 웃으시고 정면으로 바라보았습니다. 그 소녀가 자기 딸이라는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았습니다. 그러면 왜 웃으시는 것일까? 이상한데. 강아지 휘드가 아버지를 반기러 뛰어나오는가 했더니 이번에는 엠마의 주위를 반갑다는 듯이 맴돌았습니다. 모피코트를 더럽히지는 않을까, 찢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어 엠마는 매정하게 휘드를 쫓아 버렸습니다.  "어? 이것 참 희한한 일이군." 아버지가 말했습니다. "이 강아지는 모르는 사람에게는 좀처럼 다가가질 않는데. 아니 물론 네가 모르는 사람이라고 하는 뜻은 아니지만 전에 우리 집에서 본 적이 있었던가? 이름이 뭐라고 했지?" 아버지가 말씀하셨습니다. "저 지금 빨리 가야겠어요. 친구들을 만나야 하거든요. 안녕히 계세요." 부부는 어쩐지 좀 이상한 생각이 들어서 재빨리 서로 마주 보았습니다. 어딘지 모르게 그 소녀에게 친근한 느낌이 드는 것입니다. 전에 어딘가에서 만난 적이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집에서 도망나온 엠마 현관에서 급히 뛰어나온 엠마는 문에서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습니다. 신고 있는 구...

깜찍한 소녀 엠마 이야기 8

베라의 코트를 입은 엠마 칼라를 세웠기 때문에 코끝만 살짝 보일 뿐입니다. 벽에는 베라가 건물을 헐고 있는 건축 현장에서 받아온 금이 간 거울이 붙어 있었습니다. 엠마는 걸려 넘어지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거기 까지 가자, 자신의 모습을 멍하니 넋을 잃고 보고 있었습니다. '나는 언제 이런 코트를 입을 정도로 클 수 있을까?' 계단에서 무슨 소리가 나서 엠마는 깜짝 놀라 동작을 멈추고 귀를 기울였으나 그것은 단지 집이 삐걱거리는 소리였을 뿐입니다. 엠마의 소원 눈을 감고 간단히 주술을 부리듯 세 번 빙그르르 돌고 거꾸로 다시 세 번을 빙글 돌았습니다.  '제발 이 순간에 열여덟 살이 되었으면. 이제 안경을 끼고 두리뭉실한 스타일과는 안녕했으면. 베라와 퍼거스에게 마음껏 뽐내고 엄마에게 샐러드를 먹으라고 명령받는 아홉 살이 아니기를.'라고 몸 전체로 기도하면서. 엠마는 눈을 감고 너무나도 커서 텐트처럼 몸을 감싸고 있는 코트를 손으로 만지고 있었습니다. 엠마는 천천히 제일 아래 단추부터 채우기 시작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제일 위의 단추까지 채운 순간 마치 자신의 몸이 코트 속에서 커진 것 같은, 뭔가 마법에 걸린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눈을 감고 들여다보니 자기가 마치 나비처럼 코트 속에서 날아오르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엠마의 변신 정말 놀랄 만한 변신이 일어났습니다. 엠마는 지금 열여덟 살. 시간을 뛰어넘어 10년이나 먼저 와 버렸습니다. 엠마는 엠마지만 열여덟 살의 엠마인 것입니다. 엠마는 자세히 주의해서 거울 속의 자신을 살펴보았습니다. 엠마는 엠마임에 틀림없었지만 열여덟 살의 그것도 뛰어난 미인이 된 것입니다. 진짜인지 아닌지 확인해 보려고 머리카락을 잡아당겨 보았습니다. 아얏! 부서지기 쉬운 솜사탕으로 되어 있는 것이 아닐까 하고 손가락을 입속에 넣어 빨아 보았습니다. 손끝이 엷게 핑크빛으로 물들여져 있습니다. 열여덟 살의 엠마는 고급 매니큐어를 칠하고 있는 것입니다. 눈 밑에는 마스카라까지 했습니다. 그때 엠마는 제일 크게 ...

깜찍한 소녀 엠마 이야기 7

베라의 코트 마네킹 인형의 옆에 단단한 목재 코트걸이가 있었습니다. 구식 옷걸이로 화려한 분홍색으로 칠해져 있고, 베라의 낡은 코트가 열 벌 정도 겹쳐져 걸려 있었습니다. 제일 위에 엠마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모피 코트가 걸려 있었습니다.  "나는 시장에서 헌 옷을 사다가 우연히 싸고 좋은 물건을 발견하면 다른 여자아이들이나 아주머니가 서로 다투어 빼앗아 버린단 말야." 모피코트 엠마는 전에 베라가 했던 이야기가 생각났습니다. 베라가 집에 돌아올 때마다 엠마는 "오늘은 뭘 사왔어?" 베라의 주위에서 떨어지지 않고 눈을 반짝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무엇을 사왔는지 대강은 기억하고 있는데 이 모피코트는 태어나서 처음 보는 것이었습니다. 모피코트는 어두운 색으로 빛나고 있었지만 완전히 검은 색은 아니고 검은 세로 줄무늬가 많이 섞여 있었습니다. 그것은 호화로운 것으로 옛날에는 곰이 입고 있었던 것, 아니 억만장자가 된 검은 곰의 주인이 입었던 것 같았습니다. 엠마는 코트를 뚫어지게 바라보았습니다. 실크같이 매끄러운 표면에 이상한 형태가 생겨난 듯한 기분이 들었던 것입니다. 고개를 갸웃거리며 이리저리 쳐다보고 있으니까 다른 무엇이 엠마를 보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아니면 단지 그런 기분이 들었던 것일까요? 코트를 입어보고 싶은 엠마 코트를 입어볼 수는 없을까? 입어도 괜찮을까? 베라가 자기가 없는 사이에 이 옷을 입었다는 것을 알면 얼마나 화를 낼까?  "지금쯤 베라는 친구들과 신나게 떠들고 있을 거야. 그리고 집에서는 내가 여기에 있다는 사실을 아무도 모르잖아." 엠마는 문 쪽으로 다시 가서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서 아래층에서 나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들리는 것이라고는 무언가를 킁킁하며 냄새를 맡고 돌아다니는 것 같은 휘드의 가느다란 콧김 소리뿐. 게다가 휘드는 2층에 올라오지 못하도록 되어 있는 것입니다. 엠마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습니다. 쌓아 놓은 것을 조심스럽게 밟고 넘어가 모피코트를 ...

깜찍한 소녀 엠마 이야기 6

신기한 베라의 방 엠마는 조심조심 방문을 열어 보았습니다. 그런데 문은 접착제로 붙인 것처럼 착 들러붙어 있었습니다. 열쇠로 잠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정말 지독한 방법입니다. 그 유명한 베라라면 이런 일쯤은 어려울 것이 없었습니다. 언제나 심술궂은 일만 하니까 어린 동생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문을 잠그다니, 정말 너무하지 않습니까? 그래도 엠마는 겨우 몇 센티미터는 문을 여는 데 성공했습니다. 드디어 문이 걸려 있지는 않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좀 더 밀어 보려고 마음먹었습니다.  베라의 방에 들어가다 엠마가 안으로 겨우 밀고 들어감과 동시에 쿵 하고 큰 소리가 나면서 모자걸이가 눈앞에 떨어졌습니다. 하마터면 머리에 맞을 뻔했습니다.  "이것은 베라가 장치해 놓은 거야! 자기가 없는 사이에 방에 들어오려고 하는 사람을 붙잡으려고 이렇게 해 놓은 것이야." 엠마는 소리쳤습니다. "그러고 보니 밤늦게 들어온 베라가 큰 소리를 내는 것을 몇 번인가 들었는데 그것은 틀림없이 자기가 함정을 만들어 놓은 것을 잊어버려서 걸려 넘어졌던 거야. 그것 쌤통이다. 비겁한 사람은 꼭 벌을 주시거든." 베라의 장식품들 엠마는 모자걸이를 제자리에 놓고 주위를 둘러보았습니다. 엠마는 벌써 몇 개월이나 아니 몇 년간이나 이 방에 들어온 적이 없었습니다. 여기는 바로 아라비안나이트에 나오는 보물 동굴 같습니다. 벽에도 방바닥에도, 쿠션과 고급스러운 옷, 베개 등이 가득합니다. 꼭대기에서부터 못을 박아 솜씨 좋게 매달아 놓았습니다. 집에 못 박는 것을 아주 싫어하시는 아빠가 이것을 발견했을 때의 일을 상상만 해도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구석에 양의 해골이 두 개 있고, 그것을 둘러싸고 사람의 머리 같은 것이 있는 것을 본 순간 엠마는 소리를 지르며 펄쩍 뛰어올랐습니다. 도망치려고 했지만 다리가 떨려서 꼼짝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다시 보니 그것은 마네킹 인형의 머리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무척 기분이 나빴습니다. 그리고 깔개와 옷은 바닥이나 ...

깜찍한 소녀 엠마 이야기 5

엠마의 불만 엠마는 요즘 아주 조금이지만 살이 찔 기미가 있어서 약간씩 다이어트를 하고 있는 것 같은데도 실제로는 재주넘기를 할 때마다 굉장한 소리가 났습니다. 어머니는 부엌에서 식기건조대의 스위치를 올리면서 웃고 있었습니다. 퍼거스가 누군가의 집에 당구를 치러 간다고 허락받으러 왔습니다.  "10시까지는 들어오겠어요."  10시라니? 엠마가 침대로 쫓겨 들어가는 시간은 8시. 다음 날 학교가 쉰다고 하는 금요일 밤이라도 8시입니다. '이런 일은 정말 참을 수 없어!' 엠마는 휘드를 발길로 찼습니다. 휘드는 크고 듬직한 리트리버로 엠마 앞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었던 참입니다. 엠마의 강아지 휘드는 테레비전의 화면 속 누군가가 뛰어나와 잘못해서 자기를 때린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곧 범인은 엠마였다고 하는 것을 눈치챈 것 같았습니다. 물론 휘드가 싫어하는 듯한 눈치는 아니었습니다. 휘드는 가족 전원을 마음에 들어했지만 특히 엠마를 제일 좋아했습니다. 이렇게라도 하고나니 엠마는 기분이 상쾌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피아노 쪽으로 가서 30분간 그것도 매우 열심히 연습했으므로 아래에서 듣고 있던 어머니는 크게 기뻐했습니다. 이제 자러 갈 시간 곧 엠마가 자러 갈 시간이 되었습니다. "저 혼자서 자겠어요." 엠마는 마음 속으로는 누군가가 따라와 주지 않을까하고 은근히 바라면서도 이런 일쯤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가슴을 펴고 말했습니다.  "이제 엠마도 다 컸구나! 아빠가 주무시기 전에 보러 가실 거야." 아버지는 아직 돌아오시지 않았습니다. 금요일은 항상 늦으시니다. 그러나 아무리 늦어도 꼭 엠마의 방을 들여다보십니다. 그리고 엠마에게 이불을 덮어 주고 엠마가 오늘도 하루를 즐겁고 활기차게 보냈는가를 자신의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난 후 만족한 듯이 고개를 끄덕이시는 것이었습니다.  엠마의 침실 엠마의 침실은 집의 제일 위층에 있었습니다. 형제들의 침실 중에서 제일 작은 방이었습니다...

깜찍한 소녀 엠마 이야기 4

베라와 친구들 엠마는 그 베라의 친구들 얼굴이 보고 싶어졌습니다. 그러나 문 뒤에 숨어서 살짝 들여다볼 뿐, 물론 소개받고 싶은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베라는 혹시나 엠마가 자기와 친구들이 하고 있는 일을 어머니께 이르지는 않을까 하고 의심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잠깐 나갔다 와도 돼요? 엄마."  거실 문으로 고개를 쑥 내밀고 베라가 물었습니다. 베라의 외출 엄마는 허락해 주셨습니다.  "그럼 그렇게 하도록 해라. 하지만 늦게까지 있으면 안 돼." "마지막에는 술집에 가게 될 것 같아요. 11시 전까지는 들어오도록 하겠어요. 약속할게요." 그렇게 말하고 베라는 실크 스커트로 갈아입고 금 팔찌를 번쩍거리며 밖으로 나가 버렸습니다. 2층에 올라가 있던 아주 잠깐 사이에 베라가 그렇게 기발한 옷으로 갈아입은 것을 엠마는 눈여겨보았습니다. 게다가 화장까지 하고 있었습니다. 어머니에게는 그냥 넘어간 것 같지만 엠마의 눈을 속일 수는 없습니다. '똑같은 형제인데 나이가 많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베라는 저렇게 멋을 부리고 나가는데 나는 어리다는 것뿐으로 8시만 되면 잠옷으로 갈아입어야만 하다니 이럴 수가 있나?' 엠마는 또 뾰로통해졌습니다. 엠마의 꾸밈 베라는 한껏 모양을 낸 데다 짤랑짤랑 소리 나는 귀걸이까지 늘어뜨리고 있었습니다. 너무나 긴 귀걸이라서 땅에 닿을 정도였습니다. 거기에 걸려 넘어져서 구르기라도 하면 기분이 좋을 텐데. 엠마는 딱 한 번 화장을 해 본 적이 있었습니다.  그날은 생일 파티가 열리는 날로 엠마는 마녀의 분장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다음 날까지 친구들에게 보여주려고 그대로 하고 침대에 들어갔는데 어머니께 들켜서 싹 지우지 않으면 안 되었던 것입니다. 열여덟 살이 되면 우선 제일 먼저 머리를 핑크빛으로 물들여야지. 엠마는 자기 머리가 가는 데다가 흐늘흐늘해서 아무리 해도 모양이 예쁘게 되지는 않는다고 전부터 비관하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물들이는 방법밖에 다른 수...

깜찍한 소녀 엠마 이야기 3

아홉 살 소녀 엠마의 고민 엠마가 안경을 끼지 않으면 안 되었던 것은 불과 두세 달 전의 일이었습니다. 난시라던가 뭐 그런 소리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한쪽 눈에 아주 약한 정도의 사시가 있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어머니는 일생 동안 안경을 끼고 있을 필요는 없다고 안심시켜 주었습니다. 그 말을 듣고 순순히 열네 살까지 안경을 쓰고 있으면 몸이 성장해서 변화하기 때문에 눈도 좋아져서 두 번 다시 안경을 끼지 않아도 된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엠마의 생일 "아아, 지금 바로 열네 살이 될 수 있다면 얼마나 멋진 일일까!" 엠마는 이제 겨우 아홉 살이었습니다. 생일은 10월 31일 핼러윈 날이었습니다. 해마다 어김없이 찾아오는 바로 그날이었습니다. 자기 생일이 특별한 날처럼 생각되기 때문에 엠마는 콧대가 높아져 있었습니다. 만일 만우절에 태어났다면 이렇게 으쓱댔을지 어떨지? 크리스마스에 태어나는 것도 생각해 볼 문제. 베라와 퍼거스는 구두쇠이므로 매년 크리스마스에는 두 개가 아닌 한 개의 선물로 슬쩍 넘어가려고 할 것이 틀림없습니다.  베라는 열여덟살 베라는 열여덟 살이었습니다. 엠마 쪽에서 보면 이제 완전히 진짜 어른인 것입니다. 퍼거스는 16세. 엠마가 생각하기에는 다른 남자아이들이 그렇듯이 정말 이만저만한 멍청이가 아닙니다. 엠마는 열여덟 살인 베라가 항상 부럽습니다. 엠마의 아버지는 스코틀랜드 태생으로 아이들의 이름을 장황하게 지으셨습니다. 스코틀랜드의 왕과 그리스 신화, 고대 로마의 꽃과 봄의 여신 등과 관련시켜 이름을 지은 것입니다. 엠마의 이름 어렸을 때 엠마는 남들이 엠마라고 불러 주는 것이 좋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엠마라는 이름이 인형 같기도 하고 고양이 같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이미 때가 너무 늦었습니다. 예전에는 카렌이라고 하는 이름으로 바꾸어 보았지만 아무도 그 이름에는 신경을 쓰지 않고 변함없이 엠마라고 부르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신디라고 불러달라고 모두에게 부탁했는데 그래도 역시 다들 엠마...

깜찍한 소녀 엠마 이야기 2

엠마의 외모 엠마는 그런 대로 맵시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조금만 마음을 놓으면 금방 뚱뚱해지기 때문에 어머니는 다른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단 것을 너무 많이 먹지 않도록 엠마의 식사에 신경을 쓰시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엠마도 어머니가 엄격하게 제한하시는 것에 대해 고맙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엠마가 가지고 있는 꿈은 언니 베라처럼 뛰어난 미인이 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베라의 외모 늘씬하게 키가 크고, 좀 도도해 보이고, 패션 잡지에 나오는 것 같은 멋있는 옷을 입고, 가늘고 긴 뒤축이 달린 구두를 신고 런던의 거리를 걸어다니면 모두들 돌아볼 정도의 뛰어난 미인이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면 외국의 어떤 멋진 왕자님과도 데이트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엠마는 아직 아홉 살. 그런 미인이 되려면 아직도 9년은 더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오래 기다리는 것은 너무 지루합니다. 지금 곧 되지 않으면 별 의미가 없을 것 같았습니다. 모두의 미래 모두들 엠마가 그렇게 엉뚱한 꿈을 꾸고 있다고는 꿈에도 생각지 않고 계속해서 떠들어 대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베라의 대학 진학을 결정하는 중요한 시험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 시험에 실패하면 진학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모두 진지합니다. 물론 엠마도 베라가 그 시험에 합격해서 희망하는 대학에 들어가기를 본인보다도 더욱 바라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되면 베라가 지금 쓰고 있는 방은 틀림없이 엠마의 방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베라의 방 베라의 방은 엠마에게 있어서 다른 어떤 것보다도 동경의 장소였습니다. 물론 방의 주인인 베라도 훌륭합니다. 그러나 그보다도 더욱 더 엠마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것이 방 전체에 가득 차 있기 때문입니다. 퍼거스가 화제를 또 축구로 돌렸습니다. 엠마는 질문을 했지만 퍼거슨은 엠마같은 어린 아이는 상대해 주질 않았습니다. 일어서서 물을 더 마시려고 냉장고 쪽으로 걸어갔습니다. "앉아라. 식사 시간이나 차 마시는 동안에는 자리를 뜨지 않기로 한 사실을 잊어버렸니...

깜찍한 소녀 엠마 이야기 1

깜찍한 소녀 엠마 "이건 너무 불공평해!" 엠마는 식탁 앞에 앉아있었습니다. 그 위에는 보기만 해도 입맛이 뚝 떨어질 것같이 아주 싫은 간 요리, 돌처럼 딱딱해 보이는 양파 그리고 이것만은 정말 싫다고 늘 이야기하는 그린 샐러드가 식탁이 비좁다는 듯 가득히 자리를 차지하고 놓여 있었기 때문입니다. "엄마는 언제나 어른들이 먹고 싶어 하는 음식만 만들고 내가 좋아하는 것은 절대로 만들어 주질 않는단 말야." "이제 그만 입을 닫아, 엠마." 하고 언니인 베라가 말했습니다. 남자란 모두 바보 "어째서 닫으라는 거야? 내 입은 상점도 아니고 문도 아닌데." 이 말을 하면서 엠마는 스스로도 재치 있는 대답이라고 생각했는데 모두들 먹느라고 정신이 없어서 글은 척도 하지 않았습니다. 막내인 엠마같은 아이는 그 자리에 없다는 듯이. 열여섯 살인 오빠 퍼거스와 열여덟살인 언니 베라는 무서운 기세로 음식을 먹고 있습니다. "둘 다 텔레비전에 나가면 좋겠다." 엠마는 말했습니다.  "시시한 콘테스트에. 빨리 먹기 대회 말이야. 바보 같은 대회에 딱 어울리는 제목이잖아. 그러니까 정말 둘이 바보같이 보이는데?" 이번에야말로 화를 낼 것이라고 생각했던 엠마의 기대는 또다시 어긋나고 말았습니다. 서로 팔을 부딪혀 가면서 식사를 할 정도는 되어야지 가족과 함께 식탁을 둘러싸고 앉아있는 기분이 든다고 하는 것이 엠마의 생각입니다. 퍼거스와 베라는 한입 가득히 볼이 미어지게 음식을 넣고 게다가 자기가 두 번째 것을 다 먹기도 전에 누가 세 번째 음식을 먹지나 않을까 하고 눈을 번뜩거리며 큰 소리로 떠들고 있습니다. 재잘재잘 와글와글. 식구들의 대화 "그런데요, 엄마. 그 리포트는 점수를 잘 못 받았어요." 베라가 투덜거리고 있습니다. 퍼거스는 자기가 좋아하는 축구 이야기를 하고 있었고 엠마에게는 그것이 전혀 재미가 없었습니다. 아니 오히려 엠마는 축구 따위는 아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