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찍한 소녀 엠마 이야기 8

베라의 코트를 입은 엠마

칼라를 세웠기 때문에 코끝만 살짝 보일 뿐입니다. 벽에는 베라가 건물을 헐고 있는 건축 현장에서 받아온 금이 간 거울이 붙어 있었습니다. 엠마는 걸려 넘어지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거기
까지 가자, 자신의 모습을 멍하니 넋을 잃고 보고 있었습니다.
'나는 언제 이런 코트를 입을 정도로 클 수 있을까?' 계단에서 무슨 소리가 나서 엠마는 깜짝 놀라 동작을 멈추고 귀를 기울였으나 그것은 단지 집이 삐걱거리는 소리였을 뿐입니다.

엠마의 소원

눈을 감고 간단히 주술을 부리듯 세 번 빙그르르 돌고 거꾸로 다시 세 번을 빙글 돌았습니다. 
'제발 이 순간에 열여덟 살이 되었으면. 이제 안경을 끼고 두리뭉실한 스타일과는 안녕했으면. 베라와 퍼거스에게 마음껏 뽐내고 엄마에게 샐러드를 먹으라고 명령받는 아홉 살이 아니기를.'라고 몸 전체로 기도하면서. 엠마는 눈을 감고 너무나도 커서 텐트처럼 몸을 감싸고 있는 코트를 손으로 만지고 있었습니다. 엠마는 천천히 제일 아래 단추부터 채우기 시작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제일 위의 단추까지 채운 순간 마치 자신의 몸이 코트 속에서 커진 것 같은, 뭔가 마법에 걸린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눈을 감고 들여다보니 자기가 마치 나비처럼 코트 속에서 날아오르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엠마의 변신

정말 놀랄 만한 변신이 일어났습니다. 엠마는 지금 열여덟 살. 시간을 뛰어넘어 10년이나 먼저 와 버렸습니다. 엠마는 엠마지만 열여덟 살의 엠마인 것입니다. 엠마는 자세히 주의해서 거울 속의 자신을 살펴보았습니다. 엠마는 엠마임에 틀림없었지만 열여덟 살의 그것도 뛰어난 미인이 된 것입니다. 진짜인지 아닌지 확인해 보려고 머리카락을 잡아당겨 보았습니다. 아얏!
부서지기 쉬운 솜사탕으로 되어 있는 것이 아닐까 하고 손가락을 입속에 넣어 빨아 보았습니다. 손끝이 엷게 핑크빛으로 물들여져 있습니다. 열여덟 살의 엠마는 고급 매니큐어를 칠하고 있는 것입니다. 눈 밑에는 마스카라까지 했습니다. 그때 엠마는 제일 크게 달라진 것을 알아챘습니다. 안경을 쓰고 있지 않은 것입니다. 어머니가 말씀하신 대로입니다. 이제 안경을 쓰지 않아도 되는 것입니다. 열여덟 살이 되었기 때문에 눈이 완전히 좋아졌습니다. 앞으로는 누구 하나 놀릴 사람이 없습니다. 마법의 모피코트는 몸에 꼭 맞았습니다. 너무 길지도 않고 짧지도 않습니다.

열여덟 살의 엠마

엠마는 아래와 한가운데 단추를 풀고 자기가 얼마나 키가 크고 베라처럼 맵시있게 날씬한 어른이 되었는지 어떤지 보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아무도 놀라지 않도록 천천히 계단을 내려갔습니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갑자기 집의 천장이 낮아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복도에 걸린 거울에도 다시 한 번 자신의 모습을 비춰 보았습니다. 몸 전체, 모피의 털 하나 하나까지 열여덟 살이 되어 있었습니다. 엠마는 다시 단추를 꼭 채우고 코트 속에 몸을 숨겼습니다. 이또 누구에게나 이것 저것 지시받는 그 아홉 살의 엠마로 되돌아가 버리고 말 것이 틀림없기 때문입니다.

강아지만이 알고있다.

"잠깐 펍에 다녀오겠어요."
라고 엠마는 거실에 계신 어머니께 말을 걸었습니다. 이미 어른이 되었으므로 베라의 방에 나올 때부터 결정하고 있었습니다. 적어도 겉으로 보기에는 이미 안경 낀 그 작은 소녀가 아닙니다. "어머 안녕? 모두들 나간 줄 알았는데."
거실에서 나오며 어머니가 말했습니다. 겉모습이 변하기는 했지만 어머니만은 알아보시리라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뭐라고 해도 어머니의 배를 아프게 하고 태어난 자식으로 속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으니까요. 집에는 언제나 베라의 친구들이 드나들고 있었으므로 어머니는 그중의 한 사람으로 착각하고 말았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