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찍한 소녀 엠마 이야기 13
집으로 들어간 엠마
아홉 살인 엠마의 손은 너무 짧아 그런 흉내는 낼 수도 없지만 지금은 키가 부쩍 크고 호리호리해져서 그렇게 문을 여는 정도는 문제없이 해냈습니다. 안으로 들어가자 곧 하이힐을 벗었습니다. 때마침 휘드가 현관으로 뛰어나와 엠마의 발 냄새를 맡고 날름날름 핥았습니다. 누가 왔나 하고 아버지나 어머니가 현관으로 나오지는 않을까 가슴 졸였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엠마는 휘드를 껴안아 주고 귀엽다는 듯이 쓰다듬어 준 후에 재빨리 일어서 저쪽으로 밀어 보내고 손을 크게 흔들면서 2층으로 뛰어올라갔습니다. 바로 베라의 방으로 들어가 모피코트를 벗기 시작했습니다.
다시 돌아온 엠마
아래쪽 단추부터 풀고 마지막으로 제일 위의 단추에 손을 댄 순간 갑자기 몸이 작아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모두 눈 깜짝할 사이에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바로 전에는 키가 큰 18세의 소녀였는데 지금은 겨우 아홉 살의 작은 엠마일 뿐. 모피코트는 지금은 묵직하고 너무 커서 텐트처럼 어깨에 씌워져 있었습니다. 엠마는 코트를 벗어들고 조심스럽게 코트 걸이에 걸었습니다. 그리고 엠마는 작은 자기 침실로 숨어들어가 조그만 잠옷을 입고 모포 밑으로 쏙 들어갔습니다. 잠시 후에 아버지가 계단을 걸어 올라왔습니다. 엠마는 눈을 꼭 감았습니다.
"아, 잘 자는구나." 아버지는 엠마가 깨지 않도록 작고 부드러운 소리로 말했습니다.
"엠마는 착한 애야. 거기에 비해 베라는 이렇게 밤늦게까지 어느 펍을 돌아다니고 있는 걸까? 그래도 아직은 딸 하나가 집에 있어서 정말 다행이야." 모포 속에서 엠마는 눈을 희번덕거렸습니다. "엠마, 잘 자거라. 너무 빨리 크지 말아라. 언제까지나 이 상태로 있어 주는 것이 아빠는 좋으니까."
아침 식사는 엠마가
토요일 아침 엠마네 집에서 가장 먼저 깨어나 계단을 내려온 사람은 다름 아닌 막내 엠마. 왜냐하면 토요일 아침만은 엠마 스스로 아침 식사를 만들어 먹기로 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만일 네가 좋다면 그릴에 프렌치토스트를 구워도 괜찮다." 어머니는 그렇게 말해 주었지만 오늘은 그렇게 손이 많이 가는 것 따위를 만들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토스트라면 베라도 할 수 있는데 뭐. 그런 걸 누가 좋아한담."
엠마는 자기 전용의 특별 음료수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만들기 위해서는 재료를 산처럼 많이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입니다.
엠마의 특별 음료수
우선 리베나, 그리고 생 오렌지주스, 레모네이드, 얼음조각 넷. 거기에다가 이번 토요일에는 특별히 찬장 문을 열고 뭔가 더 넣을 것이 없나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케이크 위에 놓을 조그만 초콜릿 조각을 찾아냈으므로 그것을 위에 드문드문 장식해 보았습니다. 그러고 나서 꿀을 큰 숟가락으로 가득 넣고 아몬드를 잘게 썰어 한움큼 집어넣었습니다.
"꿀과 밤은 건강에 아주 좋다고 책에 쓰여있었지." 엠마는 그것을 전부 섞으려고 했지만 컵 안의 내용물이 너무나 찐득찐득 묻어 버려서 숟가락이 들어갈 틈조차 없었습니다.
"한번 맛 좀 볼까? 이 맛 어떻게 하지?" 엠마는 고민에 빠졌습니다. 만일 버리면 쓰레기통 속이 엉망이 되고 말겠지요? 그래서 엠마는 펜과 종이를 가지고 와서 이런 메모를 썼습니다.
"만지지 말 것! 특별 메뉴. 엠마의 특별 음료수."
엠마는 냉장고 속 깊숙한 곳에 컵을 놓고 그 아래에 메모를 끼워 넣었습니다.
재미있는 토요일
"퍼거스는 돼지같이 많이 먹어서 언제나 내 음식을 먹어치운다고. 틀림없이 이 메모를 보고 깨끗이 마셔 줄 거야." 엠마는 생글생글 웃으면서 중얼거렸습니다. 그러고 나서 자기 것으로는 보통 먹는 주스를 따르고 텔레비전을 보려고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토요일 아침은 재미있는 프로가 계속되기 때문에 절대로 놓치지 않고 보고 있는 것입니다. 게다가 토요일은 아버지에게 일주일분의 용돈을 받을 수 있는 기쁜 날이었습니다. 그러나 엠마는 이미 목요일에 받아서 다 써 버린 것입니다. 무슨 이유에서였는지 아무래도 돈이 필요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것이 무엇이었는지 엠마는 아무리 생각해도 생각이 나질 않았습니다.
"틀림없이 사탕이나 과자를 사 먹는 데 썼을 거야. 그 둘 중의 하나가 틀림없어." 엠마는 중얼거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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