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찍한 소녀 엠마 이야기 19

아빠의 방문

엠마는 소다수를 마신 것처럼 가슴이 후련해졌습니다. 주문받은 요리를 가지고 주방에서 나오자 엠마가 담당한 테이블에 새 손님이 앉아 있었습니다. 그 사람은 다름 아닌 바로 아버지였던 것입니다. 가게 밖에는 휘드가 따라와서 참을성 있게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휘드, 잘 왔어."
엠마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휘드에게 손을 흔들고 말았습니다. 휘드도 금방 알아차리고 떨어질 듯이 꼬리를 흔들며 깡충깡충 뛰어올랐습니다. 

엠마의 아빠

'숨는 편이 낫겠어.' 엠마는 생각했습니다. "저쪽의 남자 손님은 어떻게 됐어요?" 지배인이 엠마에게 말을 걸어왔습니다. "빨리 가 봐요. 피곤한 것은 아니겠지?" 엠마의 기분을 모르는 아버지는 손을 들어 웨이트리스를 부르고 있습니다. 엠마는 아무래도 주문을 받으러 가지 않으면 안 될 상황이었습니다. 엠마는 가까이 가면서 이쪽 저쪽으로 테이블 모서리에 부딪쳤습니다. 그렇지만 재수 좋게 아버지는 설마 이 이상한 웨이트리스가 자기 딸인 엠마라고는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아버지는 조심스럽게 말했습니다. "아가씨, 커피만 줄 수 있어요? 점심은 집에서 먹어서." "그럼요. 좋고말고요. 그런데 강아지는 어떻게 하죠? 햄버거라도 줄까요?" 
"아니, 참 생각이 깊은 아가씨로군. 강아지에게까지 신경을 써 주는 웨이트리스는 좀처럼 볼 수 없는데." "생각이 깊은 것뿐만 아니라 연이어서 붙여 쓰는 글씨도 잘 쓰는걸요. 자, 보세요."

의심하는 아빠

"정말인데. 그런데 이 글씨 어디선가 본 것 같은데?" 엠마는 당황해서 커피를 가지러 갔습니다. 다음에는 더블 치즈 버거를 가지고 왔습니다. 바보 같은 이름이라고 엠마는 생각했지만 이 가게의 특별 메뉴로 맛은 더할 나위 없이 좋았던 것입니다. 엠마는 아침부터 네 개나 먹어치웠던 것입니다. 게다가 특별 서비스로 피클과 드레싱도 듬뿍 준비해 놓았습니다. "이것은 휘드에게 주세요." 냅킨에 싸서 아버지에게 내밀었습니다.
"어, 어떻게 우리 강아지 이름을 알았지?" 아버지는 눈이 휘둥그레져서 물었습니다. "저는 뭐든지 다 알고 있거든요. 그럼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엠마는 자기 담당인 다른 테이블로 가서 먹다 남은 음식이 담긴 접시를 포개어 주방으로 가지고 돌아갔습니다.

설거지하다 줄어든 엠마

웨이트리스의 일 중에서 엠마는 이것만은 하기 싫었습니다. 먹다 남은 접시에서는 소스 따위가 묻어 있고 무겁기 때문에 그것은 대단한 노동이었습니다. 갑자기 엠마는 꺅 하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그렇게 주의를 했는데도 접시를 주방에 나를 때 먹다 남은 음식 찌꺼기를 코트에 묻히고 말았던 것입니다. "베라의 코트를. 이걸 어쩌면 좋지?" 접시를 설거지통에 내팽개치고 물을 세게 틀어서 얼룩을 없애려고 했습니다. 너무나 급한 나머지 단추를 하나 둘 세 번ㅉ까지 당황해서 앞뒤 생각할 겨를도 없이 풀어버렸습니다. 어쩐지 배가 이상한 느낌이 듭니다. 엠마는 당황해서 거울을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마치 벽을 기어올라간 듯 거울이 위쪽으로 올라가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거울이 올라간 것이 아니야. 내가 줄어든 거야!" 엠마는 제일 위의 마법의 단추를 채우고 몸을 꼭 감싸며 나머지 단추도 채우면서 손님들이 있는 쪽으로 뛰다시피 돌아왔습니다.

드디어 아르바이트 끝

벽시계를 보니 벌써 한 시 반이었습니다. "이제는 집에 가야지." 엠마는 웨이트리스들 중의 한 사람에게 가겠다고 말하고 에이프런을 건네주었습니다. 집이 보이기 시작했을 때 엠마는 가장 중요한 것을 잊어버린 사실을 알았습니다. "어머나, 돈을 안 받았잖아." 오전 중에는 꽤 열심히 일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물론 몇 사람인가 손님들의 기분도 상하게 하고, 기계도 망가뜨렸고, 너무 먹어서 뱃속을 좋지 않게도 하고, 손가락으로 이것저것 집어먹기도 했지만. "돈을 받을 때까지 있었으면 좋았을걸." 엠마는 예절 바르지 못한 아이처럼 혀를 찼습니다. 그러고 나서 퍼뜩 생각이 난 듯 모피코트 주머니 속에 손을 넣어 보았습니다. 물론 엠마가 가져온 포테이토 칩이 들어 있었습니다. 아마 3파운드 정도는 될 것 같습니다. 오던 중 한 번의 아르바이트로는 그만하면 그다지 나쁜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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