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찍한 소녀 엠마 이야기 17

엠마의 밀크셰이크

주방에서 엠마가 해야 할 일이란 깊숙한 프라이 팬 같은 냄비에서 포테이토 칩이 들은 커다란 철망 자루를 꺼내 기름을 빼고 두꺼운 종이 봉지에 포테이토 칩을 담는 일뿐이었습니다. 이 레스토랑에서는 테이블에 앉아서 먹든 집에 가지고 가서 먹든 상관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엠마는 뱃속에 넣어가지고 가는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선 채로 여섯 봉지나 먹어 버렸더니 속이 좀 메슥메슥 해졌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기름이 나빠서가 아니라 주방이 더운 데다가 엠마가 두꺼운 모피코트를 입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너무 더운 모피코트

주방의 책임자도 엠마의 이마에서 땀이 뚝뚝 흘러내리는 것을 알아차렸습니다. 옆으로 와서 
"그 코트를 벗으면 될 텐데." "그런데 벗을 수가 없어요." 엠마는 대답했습니다. 
"아 알았다. 아가씨가 믿는 종교 규칙인가 뭔가 때문이지?"
"그렇게 어려운 이유 때문이 아니에요. 엄마가 남들 앞에서 코트를 벗지 말라고 하셨기 때문이에요." "알았어요. 그럼 시원하게 아이스크림이나 밀크셰이크 담당으로 바꾸는 편이 좋겠는데."
마침 잘 됐다. 엠마는 포테이토 칩에도 슬슬 싫증이 나서 뭔가 다른 것이 먹고 싶었던 참이었습니다. 

포테이토 칩 밀크셰이크

밀크셰이크 기계는 여섯 대나 있었습니다. 커피, 딸기, 레몬, 오렌지, 라즈베리 그리고 초콜릿. 엠마는 즉시 일곱 종류로 가짓수를 늘렸습니다. 포테이토 칩 밀크셰이크입니다. 나중에 배가 고프면 먹으려고 아까 코트 주머니 속에 포테이토 칩을 넣어 두었던 것입니다.
"어떤 맛이 될지 재미있겠다."
믹서기에 넣고 스위치를 꽂았습니다. 그쪽으로 한 사람의 웨이트리스가 와서 손으로 믹서를 가리키며 물었습니다. "저기 색깔이 다른 밀크셰이크는 뭐니?" "아, 내 특제품이야." "그래? 어디 한번 맛 좀 보자." 5분도 채 안 돼서 웨이트리스가 흥분한 얼굴로 뛰어왔습니다. 갑자기 자신이 없어진 엠마는 가슴을 두근거리며 물었습니다.
"설마 손님이 병원에 실려간 것은 아니겠지? 하지만 그것은 내 탓이 아니야. 이 낡은 기계가 녹슬었기 때문이야." "아니야, 그건 당치도 않은 소리야. 두 잔을 추가로 주문받았어. 똑같은 것으로 말이야." 지배인은 엠마의 특제 밀크셰이크의 성공에 대만족입니다.

엠마의 특제 밀크셰이크

"앞으로 계속해서 다른 것도 섞어서 맛있는 것을 많이 만들어 줘요." 엠마는 점점 기운이 나서 여러 가지 실험을 해 보았습니다. 어느 것 할 것 없이 대성공. 특히 벌꿀과 밤 밀크셰이크, 당밀 밀크셰이크는 크게 히트하고 마멀레이드 밀크셰이크도 잘 팔립니다. 단 감자 계란 밀크셰이크 만은 대실패였습니다. 곧 되돌아오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엠마는 다시 한번 거기에다 토마토 조각을 넣었습니다. "오믈렛 밀크셰이크라고 이름 붙이자." 다시 한번 똑같은 손님에게 갖다주었더니 이번에는 맛있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지배인의 얼굴에는 기쁜 빛이 가득합니다. 
"지금까지 오전 중에 이렇게 많은 밀크셰이크가 팔린 것은 개점이래 처음 있는 일인 걸."
드디어 가게는 붐비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지배인은 엠마에게 와서 에이프런을 건네주며,
"미안하지만 웨이트리스로 일을 좀 해줘야겠는데."

웨이트리스가 된 엠마

그래서 엠마는 모피코트 위에 그 에이프런을 걸쳤습니다. 그것은 정말 이상한 모습입니다. 그러나 지배인은 흘끗 볼 뿐 잔소리도 하지 않고 가 버렸습니다.
"지배인은 내가 제일 마음에 들 거야. 저렇게 돈을 많이 벌게 해 주었으니까. 나한테 화낼 수는 없을 거야." 엠마는 구석의 테이블 4개를 맡아 주문을 받도록 작은 종이와 연필도 건네받았습니다. "잘 됐어! 이것이야말로 내가 어릴 때부터 동경해 오던 직업이야." 엠마는 소리쳤습니다. 어릴 적에 한 일곱 살 정도였을 때 친구인 사라과 몇 시간 동안이나 웨이트리스 흉내를 내면서 놀았던 일은 있었지만. 
"뭘로 하시겠어요?" 첫번째 테이블로 다가간 엠마는 연필을 입으로 빨면서 물었습니다.
"아직 정하질 못했어요."라고 남자 손님이 대답했습니다.
"바쁘니까 빨리 말해 주세요. 저는 오랫동안 여기 서 있을 만큼 한가하질 않아요."
"그럼 전부 준비가 되어 있다는 뜻인가?" 엠마는 모피코트 위에 에이프런을 걸치고 있었으므로 손님이 불평을 하는 것인가 생각하고 가슴이 철렁했지만 곧 손님이 메뉴를 보고 여기에 있는 요리는 금방 될 수 있다는 것이냐고 물은 것을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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