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찍한 소녀 엠마 이야기 1

깜찍한 소녀 엠마

"이건 너무 불공평해!" 엠마는 식탁 앞에 앉아있었습니다. 그 위에는 보기만 해도 입맛이 뚝 떨어질 것같이 아주 싫은 간 요리, 돌처럼 딱딱해 보이는 양파 그리고 이것만은 정말 싫다고 늘 이야기하는 그린 샐러드가 식탁이 비좁다는 듯 가득히 자리를 차지하고 놓여 있었기 때문입니다. "엄마는 언제나 어른들이 먹고 싶어 하는 음식만 만들고 내가 좋아하는 것은 절대로 만들어 주질 않는단 말야."
"이제 그만 입을 닫아, 엠마."
하고 언니인 베라가 말했습니다.

남자란 모두 바보

"어째서 닫으라는 거야? 내 입은 상점도 아니고 문도 아닌데."
이 말을 하면서 엠마는 스스로도 재치 있는 대답이라고 생각했는데 모두들 먹느라고 정신이 없어서 글은 척도 하지 않았습니다. 막내인 엠마같은 아이는 그 자리에 없다는 듯이. 열여섯 살인 오빠 퍼거스와 열여덟살인 언니 베라는 무서운 기세로 음식을 먹고 있습니다.
"둘 다 텔레비전에 나가면 좋겠다."
엠마는 말했습니다. 
"시시한 콘테스트에. 빨리 먹기 대회 말이야. 바보 같은 대회에 딱 어울리는 제목이잖아. 그러니까 정말 둘이 바보같이 보이는데?"
이번에야말로 화를 낼 것이라고 생각했던 엠마의 기대는 또다시 어긋나고 말았습니다.
서로 팔을 부딪혀 가면서 식사를 할 정도는 되어야지 가족과 함께 식탁을 둘러싸고 앉아있는 기분이 든다고 하는 것이 엠마의 생각입니다.
퍼거스와 베라는 한입 가득히 볼이 미어지게 음식을 넣고 게다가 자기가 두 번째 것을 다 먹기도 전에 누가 세 번째 음식을 먹지나 않을까 하고 눈을 번뜩거리며 큰 소리로 떠들고 있습니다. 재잘재잘 와글와글.

식구들의 대화

"그런데요, 엄마. 그 리포트는 점수를 잘 못 받았어요." 베라가 투덜거리고 있습니다. 퍼거스는 자기가 좋아하는 축구 이야기를 하고 있었고 엠마에게는 그것이 전혀 재미가 없었습니다. 아니 오히려 엠마는 축구 따위는 아주 싫은 것입니다. 축구가 영국에서 없어진다면 더 좋은 나라가 될 것이라 생각하는 것 이었습니다.
"자,엠마. 그 맛있는 샐러드를 좀 먹어보렴."
어머니가 드디어 말을 걸어 주었습니다. 
"샐러드가 무슨 맛이 있어요? 샐러드 종류는 모두 맛이 없어요."
자기가 싫어하는 음식을 베라와 퍼거스가 허겁지겁 먹어치우는 것을 엠마는 생글생글 웃으며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두 사람이 음식을 다 먹고 나면 엠마가 가장 좋아하는 것이 이제부터 나오기 때문입니다. 초콜릿 케이크와 푸딩.

엠마 가족의 식사 규칙

엠마네 가족의 식사 규칙은 전원이 다 모여서 식사하는 것, 그리고 마지막까지 예절 바르게 앉아있는 것이었습니다. 식사하면서 무엇인가를 읽거나 해서는 안 됩니다. 신문도 마찬가지이며 텔레비전에서 아무리 재미있는 프로를 해도 접시를 가지고 텔레비전 앞으로 가거나 해서도 안 됩니다. 그러나 엠마의 어머니는 아이들이 음식을 가려 먹는 것에는 그다지 엄격하지 않았습니다. 단 한 가지 규칙 같은 것이 있었는데 그것은 만일 자기가 싫어하는 음식이 있으면 그 음식은 자기 접시에 덜어놓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어머니는 음식을 접시에 덜어놓고 남기는 것을 참을 수 없이 싫어했습니다.

엠마는 참외를 무척이나 좋아했지만 오늘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어머니의 말씀에 의하면 엠마는 옛날 아주 어렸을 때 일주일이나 참외만 먹었다고 합니다. 덕분에 엠마는 볼 수도 없을 정도로 마르고 어머니도 너무 걱정을 하셔서 몸이 야윌 정도였지만 겨우 과자에 맛을 들이게 되었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엄마, 과자는 없어요?
엠마는 품위 있는 목소리를 내려고 애쓰며 물어보았습니다. 
"저는 과자만으로도 살 수 있어요. 그리고 과자에는 철분이 많이 들어 있어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