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찍한 소녀 엠마 이야기 24

운전하는 법을 배우는 엠마

"첫 번째 교습 시간에 배웠잖아요? 클러치라고 하는 것은 엔진의 힘을 바퀴에 전달하거나 빼는 장치로 기어 변속을 할 때는 반드시 밟아야 하는 것이에요. 자, 밟고." 엠마는 힘껏 밟아 보았습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엠마는 열여덟 살의 소녀들이 흔히 신는 가늘고 높은 굽이 달린 구두를 신고 있었으므로 송곳 같은 끝 쪽이 차의 고무 구멍으로 쏙 들어가 버렸으니. "어, 큰일 났다." 엠마는 그럭저럭 겨우 밟을 수는 있었지만 그다음을 알 수가 없었습니다. "기어 변속은 내가 하겠어요."라고 교관이 말했습니다.

운전교습소 엠마

"자, 이제 클러치를 떼어요. 천천히! 갑자기 떼면 차가 성난 말처럼 튀어 버려요. 동시에 액셀을 밟아요." 교관의 도움을 받아 엠마는 그런대로 보도의 끝에서 나와 차의 물결 속으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달리기 시작하자 곧 엠마는 차의 운전 따위는 정말 간단하다고 생각하고, "느릿느릿 가는 것은 어려울지 모르지만 고속도로에서 하는 운전이라면 자신 있어요." 엠마는 참으로 런던 제일의 위험한 운전사입니다. "자, 여기서 왼쪽으로 틀고." 교관이 말했습니다. 엠마는 교관이 가리킨 옆길을 보고 실망하고 말았습니다. 매일 다니는 볼품없는 좁은 길로 주차시켜 놓은 차로 항상 만원인 것입니다. "어째서 이 좁은 길로 들어가라고 하시는 거예요? 넓은 길을 붕붕 달리고 싶은데. 초보자라고 바보 취급 하지 마시라고요." 엠마는 화가 난 나머지 액셀을 힘껏 밟았습니다.

빨리 가는 엠마

"아니, 뭘 하는 거지? 왼쪽으로 가라니까." "잠자코 계세요. 그렇게 뽐내지 말고요. 저는 아홉 살이 아니니까 하고 싶은 대로 하겠어요." 엠마는 소리쳤습니다. 게다가 속도를 내고 신호가 이미 노란색으로 바뀌었는데도 막무가내로 쌩쌩 빠져나갔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 눈앞에 빨간 벽 같은 2층 버스가 나타났습니다. "위험해!" 버스 운전사는 당황해서 브레이크를 밟았습니다. 덕분에 충돌만은 면했지만 버스가 갑자기 서는 바람에 자리에 앉아 있던 대부분의 손님들이 대단한 기세로 앞으로 몰려 바닥에 나뒹굴고 말았습니다. 엠마는 그것을 곁눈질로 보면서 앞으로 씽씽 달렸습니다. "멈춰! 여기서 멈춰!" 교관이 소리를 질렀습니다. "아이 감질나. 이것만 신고 있으면 갑갑하단 말이야. 맨발로 운전해 봐야지." 엠마는 가늘고 긴 굽의 구두를 기세 좋게 벗어던져 버렸습니다. 

편해진 엠마

그러자 기분까지 편해졌습니다. 엠마는 점점 속도를 더 냈습니다. 끼이익 타이어를 삐걱거리며 회전을 했습니다. 교통 법규대로 속도를 줄이고 회전하리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교관은 불쌍하게도 원심력에 의해 바로 옆으로 몸이 쏠려서 차 옆에 머리를 쿵 부딪치고 말았습니다. "죄송합니다." 엠마가 사과했지만 교관은 대답도 하지 않았습니다. 엠마가 흘끗 보니 턱을 천장으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어, 큰일 났네. 다쳤나?" 엠마는 허리에서 안전벨트를 잡아당기고 몸을 앞으로 내밀어 가슴에 귀를 대어 보았습니다. "아, 다행이다. 기절했을 뿐이구나." 그렇게 말하면서 엠마는 교관의 시트를 비스듬히 눕혀 놓았습니다. "자, 이렇게 해 놓으면 편안하겠지. 한참 동안 얌전히 자고 있었으면." 엠마는 콧노래를 부르면서 운전하기 시작했습니다. 속도는 금방 64킬로미터가 되었습니다.

운전이 어려운 엠마

'좁은 길을 살살 돌아다니거나 천천히 뒤로 가는 것 따위는 재미없어. 뭐니 뭐니 해도 드라이브의 즐거움은 똑바로 된 길을 붕붕 달리는 데 있다고.' 뭐라고 하든 간에 엠마는 사실 보통 도로를 달릴 자신이 없었던 것입니다. 기어를 변속하는 것도 골칫거리지만 까다로운 핸들 조작도 하지 못하고 더구나 브레이크를 밟고 차를 세우는 것 따위는. 드디어 아버지가 늘 다니시는 고속도로 입구가 앞 쪽으로 보였습니다. 고속도로로 들어가는 것은 간단. 옆길로 들어가서 힘껏 속도를 내며 단숨에 다른 차들을 따라 달리면 그만인 것입니다. '고속도로로 나가면 텔레비전에서 본 것처럼 창을 열고 긴 머리를 바람에 휘날리게 하면서 달려야지.' 고속도로로 나온 엠마는 시속 110킬로로 속력을 냈습니다. '아무리 세게 달려도 속도 계기가 고장 나지는 않을 거야.' 엠마는 곁눈질을 해서 교관을 보았습니다. 눈을 꼭 감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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