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찍한 소녀 엠마 이야기 18
솔직한 엠마
"네, 하지만 저는 팁은 받아도 포테이토 칩은 드리지 않겠어요." 엠마는 말했습니다.
"그것은 정말 맛이 없거든요. 어쨌든 제가 몇 시간이나 전에 만들어 놓은 것이니까요. 그것을 따뜻하게 데워서 내놓은 것이에요. 솔직히 말해서 어제 팔다 남은 것도 있거든요." "알았어요."
그 남자는 엠마가 숨김없이 털어놓는 이야기를 들으며 약간 놀란 듯 엠마를 빤히 쳐다보면서 말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메뉴를 천천히 훑어보기 시작했습니다.
글자쓰기 힘든 엠마
"그럼 우선 아보카도부터 먹을까?" "네." 엠마는 아보카도라고 쓰기 시작했으나 "에이 귀찮아!" 찍찍 줄을 긋고 지워 버렸습니다. "미안합니다. 아보카도는 없는데요." "하지만 조금 전에 바로 여기에 쓰여있는 것은 다 된다고 하지 않았어요? 난 아보카도가 꼭 먹고 싶은데." "그러고 보니까 아저씨하고 아보카도가 어딘지 모르게 닮은 것 같아요." 엠마가 무례하게 말했습니다.
"버릇없는 아가씨로군. 어째서 없다는 것이지? 누가 다 먹어치웠단 말인가?" "사실을 말씀드리면요." 엠마는 모피로 몸을 조이듯이 감싸면서 말했습니다. "제가 아보카도를 쓸 줄 모르기 때문이에요. 그 대신 수프라든가 샐러드 라면 있어요. 그렇게 간단한 요리는 아니 그런 이름이 붙은 요리는 다 팔리는 일이 없어요." "알았어요." 그 손님은 말했습니다.
엉뚱한 엠마
"그럼 수프 둘하고 샐러드 둘 그리고 햄버거 네 개 주고 포테이토 칩도 같이 줘요." "그러면 팁은 어떻게 하시겠어요? 팁을 먼저 주세요." "도대체 아까부터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인지 모르겠군. 팁을 먼저 내라는 소린 태어나서 한 번도 들어 본 적이 없어요." "이 가게만의 새로운 규칙이에요." 엠마는 그렇게 대답하고 허리를 굽혀서 손님의 귀에 소곤소곤 귀엣말을 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오히려 좋지 않은 일을 일으킨 결과가 되고 말았습니다. 왜냐하면 이상한 밀크셰이크 방울이 턱 주위에 묻어 있었는데 그것이 그 손님 웃옷에 떨어지고 말았기 때문입니다. 눈을 부라리는 그 사람을 향해 엠마는 속삭였습니다. "아저씨에게만 멋진 뉴스를 가르쳐 드릴게요. 오늘은 전부 공짜로 드릴 테니까 아무한테도 이야기하지 마세요. 아셨죠? 런던의 모든 사람들이 다 공짜로 점심을 먹으러 올 테니까요." "고맙군. 아가씨는 새로 들어왔나?" 그 남자가 물었습니다.
'그런 건 왜 물으시죠?" "아니, 뭐." 그 사람이 눈도 깜짝하지 않고 자기를 보고 있었으므로 엠마는 혹시 자기를 닮은 웨이트리스인 다른 사람이 아닌가 하고 의심하는 것 같아서 걱정이 되었습니다. 나이 먹은 숙녀처럼 보일 자신은 있었지만 어쩌면 조금 칠칠맞고 건방지게 보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그 남자 손님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돈을 치르지 않아도 된다면 왕창 먹어 줄 테다고 벼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엠마의 결심
'이제부터 마음에 드는 사람에게는 돈을 받지 말아야지. 그렇게 되면 전표를 쓰는 수고가 없어지니까 일이 훨씬 쉬워질 거야. 게다가 무엇보다도 팁을 많이 받을 수 있잖아.' 엠마는 결심했습니다. 그러나 음식을 담은 쟁반을 가지고 가게 안을 왔다 갔다 뛰어다니는 동안에 피곤해졌습니다. 게다가 성질이 급해서 주문한 음식이 빨리 나오지 않는다고 웨이트리스를 호통치는 손님도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그렇게 매너가 나쁜 사람에게는 보복을 해 주었습니다. 아주 기분이 나쁜 여자 옆을 지나갈 때에는 일부러 더러운 접시에서 겨자를 머리 위에 쏟아 버렸습니다. 다행히도 그 사람은 꽃 장식이 달린 커다란 모자를 쓰고 있었으므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꽃 장식만은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 꽃은 색깔이 바뀌었던 것입니다. 신호등처럼 녹색에서 노란색으로.
엠마의 복수
그다음으로는 또 다른 여자가 모처럼 고생해서 전표를 써 놓으면 몇 번이고 계속해서 주문을 바꿔서 엠마를 난처하게 만들었습니다. "왜 이렇게 느리고 아둔하지?" 그 여자가 말했습니다. 엠마는 계속해서 다음 글자를 쓰려고 했지만 잘 쓸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그 여자가 테이블 밑에서 구두를 벗고 양말은 내놓은 채로 있는 것을 엠마는 알아차렸습니다. 그래서 그 손님이 또다시 주문을 바꾸려고 했을 때 엠마는 일부러 스푼을 떨어뜨리고 그것을 줍는 흉내를 내면서 허리를 굽혀 시끄러운 그 여자의 구두 속에 주르륵 소스를 쏟아붓고 말았던 것입니다.
'이것으로 어느 정도는 놀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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