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찍한 소녀 엠마 이야기 6
신기한 베라의 방
엠마는 조심조심 방문을 열어 보았습니다. 그런데 문은 접착제로 붙인 것처럼 착 들러붙어 있었습니다. 열쇠로 잠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정말 지독한 방법입니다. 그 유명한 베라라면 이런 일쯤은 어려울 것이 없었습니다. 언제나 심술궂은 일만 하니까 어린 동생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문을 잠그다니, 정말 너무하지 않습니까? 그래도 엠마는 겨우 몇 센티미터는 문을 여는 데 성공했습니다. 드디어 문이 걸려 있지는 않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좀 더 밀어 보려고 마음먹었습니다.
베라의 방에 들어가다
엠마가 안으로 겨우 밀고 들어감과 동시에 쿵 하고 큰 소리가 나면서 모자걸이가 눈앞에 떨어졌습니다. 하마터면 머리에 맞을 뻔했습니다.
"이것은 베라가 장치해 놓은 거야! 자기가 없는 사이에 방에 들어오려고 하는 사람을 붙잡으려고 이렇게 해 놓은 것이야."
엠마는 소리쳤습니다.
"그러고 보니 밤늦게 들어온 베라가 큰 소리를 내는 것을 몇 번인가 들었는데 그것은 틀림없이 자기가 함정을 만들어 놓은 것을 잊어버려서 걸려 넘어졌던 거야. 그것 쌤통이다. 비겁한 사람은 꼭 벌을 주시거든."
베라의 장식품들
엠마는 모자걸이를 제자리에 놓고 주위를 둘러보았습니다. 엠마는 벌써 몇 개월이나 아니 몇 년간이나 이 방에 들어온 적이 없었습니다. 여기는 바로 아라비안나이트에 나오는 보물 동굴 같습니다. 벽에도 방바닥에도, 쿠션과 고급스러운 옷, 베개 등이 가득합니다. 꼭대기에서부터 못을 박아 솜씨 좋게 매달아 놓았습니다. 집에 못 박는 것을 아주 싫어하시는 아빠가 이것을 발견했을 때의 일을 상상만 해도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구석에 양의 해골이 두 개 있고, 그것을 둘러싸고 사람의 머리 같은 것이 있는 것을 본 순간 엠마는 소리를 지르며 펄쩍 뛰어올랐습니다. 도망치려고 했지만 다리가 떨려서 꼼짝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다시 보니 그것은 마네킹 인형의 머리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무척 기분이 나빴습니다. 그리고 깔개와 옷은 바닥이나 벽뿐만 아니라 창에까지 걸려 있었습니다.
혼잡한 방
한쪽 구석에는 병과 깡통이 대굴대굴 굴러다니고 있었습니다. 다른 구석에는 낡은 램프와 교통 표지판이 놓여 있고, 방바닥의 여기저기에 그림과 포스터, 잡지에서 오려 낸 종이들이 흩어져 있었습니다. 또 오래 입어서 낡은 옷들도 많이 쌓아 놓아서 마치 베라는 낡은 옷을 바겐세일이라도 하려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어느 옷이나 할 것 없이 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더럽혀지고 먼지투성이에다가 꾸깃꾸깃 구겨져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바로 이것이야말로 엠마가 제일 좋아하는 광경이었습니다. 정리되어 있지도 않고 깨끗하게 치워져 있지도 않은 방 전체 어디든지 말입니다.
"나도 이런 방이 갖고 싶어! 만약 여기가 내 방이라면 이 이상한 옷들을 모조리 입어 볼 텐데."
엠마는 한숨 섞인 목소리로 중얼거렸습니다.
베라의 잡동사니
문밖에 신경을 쓰면서 엠마는 산더미 같은 옷과 물건들 너머에 있는 베라의 화장대를 보았습니다. 거울도 없고 단지 빨간 천이 한쪽 구석에 펼쳐져 있을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목걸이와 귀걸이와 보석 등이 마네킹 인형의 손가락과 팔에서부터 바로 엠마의 머리 위로 떨어질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물론 만져 보고 싶어서 좀이 쑤셨지만 그럴 용기는 없었습니다. 무엇인가 증거가 남아 발견될까 봐 걱정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만져보고는 싶지만 그저 바라보기만 할 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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