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찍한 소녀 엠마 이야기 22

행운의 전화

그다음 날 엠마가 학교에서 돌아오자마자 전화벨이 울렸습니다. 퍼거스도 베라도 아직 학교에서 돌아오지 않았을 때였습니다. '내 친구라면 좋겠다.' 엠마는 생각했습니다. 베라가 집에 있으면 언제나 자기 친구들과 오랫동안 전화를 하기 때문에 엠마의 친구들은 아무도 연락을 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물론 모두 가까운 곳에 살고 있어서 편하게 왔다 갔다 하지만 불편한 것은 변함이 없습니다. "여보세요." 엠마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전화를 받으면 즉시 이쪽의 전화번호를 말하라고 교육받았지만 그런 일은 바보 같아. 모두들 엠마의 목소리를 알고 있는데 뭘. 어쨌든 친구들은 모두가 다 알고 있다. 그것으로 된 것 아닌가?

전화를 받은 엠마

"여보세요, 댁의 따님인가요?" "네? 네." 엠마는 대답했습니다. 나더러 따님이냐고? 학교에서 친구들이 놀렸던 적은 있었지만. "여기는 자동차 교습소입니다. 실은 아가씨가 예약하신 내일 레슨은 이쪽 사정으로 인해 취소되었습니다." 엠마는 될 수 있는 한 어른스러운 목소리를 내며 대답했습니다. "그렇지만 오늘부터 새로운 교관이 오셨습니다. 그 교관이라면 오늘 가르쳐 드릴 수가 있는데요. 형편이 괜찮으시면 지금 곧 나오시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저는 아홉 살이에요." 엠마가 말했습니다. "네?"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는 투로 그 남자는 다시 물어왔습니다. '그래!' 엠마의 머리에 멋진 아이디어가 번쩍 떠오른 것은 바로 그때였습니다. "미안합니다. 90퍼센트는 괜찮다는 이야기를 하려고 했던 것이에요." 마침 그날 학교에서 퍼센트에 관한 수업이 있었던 덕분에 아슬아슬하게 위기를 모면했습니다. 엠마는 오래간만에 90점을 받았던 것입니다.

자동차 교습소를 가려는 엠마

마침 그날 학교에서 퍼센트에 관한 수업이 있었던 덕분에 아슬아슬하게 위기를 모면했습니다. 엠마는 오래간만에 90점을 받았던 것입니다. "잠깐 일정표를 보고 오겠어요." 엠마는 오래된 신문으로 바스락대며 음향 효과를 내면서 말했습니다.
"아, 금방 갈 수 있어요." "그것참 잘됐군요," 엠마는 계단을 뛰어올라가 베라의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모피코트를 입고 양손의 열 손가락을 서로 엇갈리게 깍지 끼고 "부디 멋지게 변하기를."이라고 기도하듯 말했습니다. 그렇게 하면 진짜 차를 운전할 수 있는 것입니다. 눈을 꼭 감고 모피코트로 몸을 감싸고는 열심히 기도하면서 엠마는 세 개의 단추를 꽉 채웠습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눈을 뜨자 또다시 날씬하고 키가 큰 18세의 아가씨로 변해 있었습니다.
"어딘지 베라와 좀 닮은 데가 있지만 베라보다 훨씬 더 멋있어." 거울을 보면서 엠마는 만족한 듯이 중얼거렸습니다.

런던 제일의 위험한 운전사

고속도로의 한 가운데쯤 있는 베라의 자동차 교습소까지 가는 데는 10분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여러 번 그 앞을 지나간 적은 있었으나 들어가 본 적은 물론 없었습니다. 언제 보아도 술렁술렁 북적대고 밖에는 많은 차들이 주차하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문에서 들락날락하고 있었습니다. 사무실은 마치 토끼장처럼 좁고 무척이나 붐볐습니다. 엠마를 가르쳐 줄 선생님은 미리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새로 오신 교관이라고 해서 젊은 사람인가 했더니 수염을 기른 나이가 든 아저씨로 손에 서류철을 들고 있었습니다. "아가씨가 베라 양인 가요? 좋아요. 차는 저쪽에 있어요." 교관은 '자동차 학교'라고 측면에 크게 쓰여있는 문이 네 개 있는 소형차를 가리켰습니다. 

뒷자리에 앉은 엠마

'아, 먼저 타고 있으라는 소리인가 보다.' 그래서 엠마는 뒷문을 열고 뒷좌석 한가운데에 털썩 앉았습니다. '언제나 베라와 퍼거스 사이에서 샌드위치가 되어 소고기 통조림처럼 갑갑하고 앉아 있기가 불편했는데 오늘은 참 편안하구나.' 열여덟 살의 긴 다리를 마음껏 쭉 뻗었습니다. 그때 드디어 교관이 왔습니다. "아니, 지금 뒷자리에 앉아서 뭘 하는 거지? 농담하는 것이 아니에요." 고개를 갸웃거리며 교관이 물었습니다. "미안합니다." 엠마는 즉시 자기가 착각한 것을 깨닫고 문을 열고 밖으로 뛰어나왔습니다. 
"사실은 운전하기 전에 여기저기 점검해 보려고 생각했던 것이에요. 이상은 없었어요. 그럼 이제 슬슬 운전석에 앉아 볼까요? 아무래도 처음 해 보는 것이라 좀 떨려요." 교관은 이 아가씨 머리가 좀 이상한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하면서 엠마를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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